9일 오후 7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33번째 촛불문화제가 주최 측 추산 1만 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오전 11시 35분경에 사망한 이병렬씨에 대한 추모로 시작됐다. 고 이병렬씨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며 지난달 25일 전주에서 분신을 시도, 병원에서 수차례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9일 오전 사망진단이 내려졌다.

▲ 9일 시청 광장에서 열린 미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한 1만여 명의 시민들 ⓒ곽상아
광우병국민대책회측은 이병렬씨의 지난 경과를 보고하면서 "이제 더 이상의 분신은 안 된다"면서 "우리 모두 살아서 투쟁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용서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어진 자유발언에선 조선행(72)씨가 촛불문화제 참석 시민들에게 큰 절을 하면서 "국민들, 만세"를 외쳐 시민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37년생으로 4.19에 참석했다'고 밝힌 조씨는 "수 만 명의 국민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도 대통령이 이를 듣지 않아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늙은이 입장에서 국민들에게 감사한다"며 큰 절을 했다.

조씨는 이어 "그간 늙은이들이 잘못해 이런 문제가 일어났다"며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 우리 스스로가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유공자인 최종권(57)씨는 나라에서 받은 표창과 훈장을 가지고 무대에 올라 "청와대 앞 길에서 시민들이 맞고 있는 걸 보니 과거로 돌아간 듯 했다"면서 "대한민국 정부에 이 훈장들을 반납하고 싶어 가지고 나왔다"고 밝혔다.

▲ 국가유공자인 최종권(57)씨가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곽상아
최씨는 "6.25때 아버지께서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시면서 이 땅의 '자유 민주주의'를 쟁취해달라고 부탁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이 당당히 물건을 사는데 왜 미국에게 사정을 해야 하냐"라고 반문했다.

최씨는 이어 "여러분들이 국가유공자들을 이야기 할 때 흔히 보수라고 이야기하지만 모두 그렇지는 않다"면서 "대한민국이 잘못되는 것을 지적할 수 있는 그런 사람도 많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곽상아
광우병대책회의는 10일 오후 7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6.10 고시철회, 즉각 재협상 국민무시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대행진'을 개최한다. 10일 촛불문화제는 6.10항쟁 21주년을 맞아 진행되며 전국에서 최대 1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 칼라TV에 출연해 시민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 ⓒ곽상아
한편 9일 8시 20분에 촛불문화제를 마친 1만 여명의 시민들은 남대문, 명동, 을지로, 종로 등을 행진한 다음 다시 서울시청으로 돌아와 마무리 집회를 가진 뒤 해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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