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박정희 미화' 논란을 낳았던 드라마 <강철왕>이 올 하반기 KBS를 통해 방송된다.

▲ 지난해 8월 20일, KBS 새 노조는 KBS가 5.16을 혁명으로 묘사한 드라마 '강철왕'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당시 KBS는 "아직 편성이 확정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포항시의 <강철왕> 세트 건설장에 내걸린 플래카드에는 'KBS 강철왕'이라고 명시돼 있어 논란을 지폈다.
지난해 8월 KBS 새 노조는 KBS 사측이 박태준 포스코 전 회장의 일대기를 재구성한 드라마 <강철왕>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강철왕> 드라마 시놉시스에 따르면, 5.16쿠데타가 '혁명'으로 묘사되는 등 박정희 정권의 치적을 미화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당시 KBS 사측은 "박태준 전 회장이 워낙 드라마틱한 인물이기 때문에 (제작을 맡은 외주사 측에) 관심을 표한 것일 뿐 아직 방송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며 "방송되더라도 내년에 방송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었다.

새 노조의 폭로가 나온 지 5개월여 만인 지난 18일, <강철왕>은 KBS 드라마국 기획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편성제작회의까지 통과한다면 최종 편성 시간대도 확정된다.

이강현 KBS 드라마국장은 23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편성제작회의를 통과하기 전이기 때문에 최종 편성 시간대는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의 대하드라마 시간대에 <강철왕>을 편성할지 어떻게 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며 "(그래도) 하반기에는 방송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철왕> 제작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자, KBS 새 노조는 23일 성명을 내어 "유신정권을 찬양할 목적으로 시작된 <강철왕>은 절대 KBS에서 방송되어서는 안 된다"며 제작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노조는 "박정희 정권의 공만을 부각시켜 산업화의 영웅담을 다루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부정적인 행위다.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헌정방송'이라는 비난이 제기될 수도 있다"며 "(KBS) 내부에서도 부정적 평가를 받는 이 드라마가 왜 하필 이 시점에 다시 추진되는지 그 배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애초 기획안에는 박태준 전 포철회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인물이 산업화의 영웅으로 묘사돼 있었고, 박정희 정권의 치적을 미화하려는 의도가 너무도 뚜렷했다"며 "이번에는 그 내용에 일부 수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의도까지 바뀔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새 노조는 "지난 MB정권 5년간 우리는 4대강이나 용산사태 등 정권의 치부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할 것을 강요당해 왔다"며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 이제는 잘못된 역사를 왜곡하는 일에도 동원돼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강현 드라마국장은 "직접 시놉시스와 대본까지 봤는데, 5.16을 '혁명'으로 묘사하거나 하는 내용은 없다. 오히려 박정희 관련 부분이 너무 적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박태준 전 회장의 일대기에만 충실한 작품"이라며 "정치성을 띤 드라마가 절대 아니기 때문에 전혀 우려 안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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