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런닝맨: 아이돌 올림픽 특집>에 이은 <런닝맨: 2013 런닝동계올림픽>은 역시나 재미 면에서 큰 웃음을 준 특집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특집에는 광희의 심각한 반말이 <런닝맨> 역사에 아로새겨질 것으로 보인다.

‘난 하하. 개리 진짜 싫어’. 88년생인 황광희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 나이로 26세인 광희가 각각 11년과 12년 터울인 형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분명 기본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든 대화 내용이 반말인 것은 아니나, 말을 하다 보면 1/3 정도가 튀어나올 정도로 그 모양새는 심각하다.

광희의 반말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글의 법칙>에서 추성훈에게 반말을 사용했다가 혼날 뻔했지만 예능으로 받아주면서 상황이 커지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나왔다. 바로 줄리엔 강에게 김치를 담그는 상황에서 은근슬쩍 말을 놓다가 줄리엔 강이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자, 움찔하다가 또 다시 말을 놓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박미선은 자신에게도 반말을 사용하더라는 말을 하여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한 기억도 있다.

광희가 나이 차이는 생각지 않고 분별없이 반말을 사용하는 버릇이 있다는 것을 여러 프로그램에서 증명됐다. 그런데 이번 <런닝맨>에서 역시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다시 했다는 것은 비난을 받아도 충분할 것 같다. 모든 말에 반말을 하지 않았지만, 버릇이 무심코 튀어나온다고,그는 실수라기 보기 어려운 무례함을 보였다.

<런닝맨> 게임 도중 들키지 않으려 숨은 박스 포장 더미에서 발각된 그는, 지석진의 부름에 몰려든 하하와 개리에게 이름표를 떼인다. 봐 달라 사정하는 과정에서 반말과 존댓말의 혼용은 헛갈릴 만했다.

하지만 이름표를 떼고 나간 후, 하하와 개리를 향해 지석진이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난 하하. 개리 진짜 싫어!”를 외치고 만다. 그렇게 나가려는 찰나 마침 그곳을 다시 지나는 개리에게 이 상황이 발각된다. 하지만 쿨하게 개리는 본 듯 안 본 듯 지나친다.

그렇다고 기분이 좋았을 리는 만무하다. 개리도 운동을 해온 가수로 기본적으로 예의에 대한 개념이 철저한 인물로 알려지는데, 그 모습이 좋았을 리는 없었을 게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 자막엔 ‘쿨하게’라고 표현됐지만, 상황이 좋게 보이진 않았다.

방송이 끝나고 난 이후 이런 모습에 광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그 반응이 더 크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시청자들이 그 모습을 더는 예능이 아닌 그 인물의 됨됨이라고 생각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그가 예능이고 농담이라 강변할 수도 있지만 반복되는 모습은 비난을 감수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광희의 오버성 이미지는 결국 지루함을 느끼게 할 것이며, 멈추지 않는 버릇없는 말투와 반말은 그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광희는 이번 <런닝맨>을 통해 단 한 순간 이미지가 추락한 케이스이고, 씨앤블루의 이종현은 해맑은 미소로 더욱 이미지 업그레이드하는 모습의 차이를 보였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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