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을 뜨겁게 달군 소식 중 하나는 ‘이마트 비상사태’였다. 신세계 이마트 사측이 노조 설립을 막으려 직원들을 사찰하고 자진퇴사를 유도했다는 사실이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속속 밝혀진 것이다.

경향·한겨레 등 소위 진보 언론은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었으나,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 언론은 침묵을 지키며 ‘친 기업적 노동관’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대신 이마트 관련 소식으로 고등어 판매가 올라왔다.

▲ 21일자 경향신문 1면 보도.ⓒ경향신문

경향신문은 1면 보도를 통해 “신세계 이마트가 ‘MJ(문제), KS(관심) 사원’으로 선정해 지속적으로 동향을 파악·관리한 직원이 150명을 넘”고, “회사에 협력적인 사원들은 KJ(가족)로, 인지도가 높고 영향력이 있는 사원은 OL(오피니언 리더)로 별도 관리”했음을 밝혔다.

특히 이마트 사측이 관련 내부 문건에서 MJ·KS 사원의 선정 목적을 “노사문제 사전제거 및 사전징후 조기파악을 위한 안정적 조직안정”이라고 명시했음을 들어 사측에 노조 설립 시도를 분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음을 알렸다.

▲ 21일자 한겨레 2면 보도.ⓒ한겨레

한겨레는 2면 보도를 통해 이마트의 상시적 부당해고 실태를 알리고 나섰다. 이마트가 ‘부진인력’을 퇴출하기 위해 ‘SOS(삼진아웃) 제도’를 운영해왔다는 것이다. ‘SOS 제도’는 “승진이 세 번 누락되거나 업무능력이 부진한 사원에 대해 권고사직을 시키는 이마트 내부의 프로그램”이다.

▲ 21일자 한겨레 10면 보도.ⓒ한겨레

이어 10면 보도에서는 이마트가 “복수노조 설립을 앞두고 민주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체계적인 사내 모의훈련을 하고 전국적인 대응팀을 만”들었으며, “그룹 차원의 대응지침은 전 계열사에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21일자 중앙일보 경제면 6면 보도(위)와 동아일보 경제면 1면 보도.

반면 조선일보는 이마트 관련 보도를 한 줄도 싣지 않았다. 중앙·동아일보는 엉뚱하게도 이마트에서 스코틀랜드산 고등어를 오는 24일까지 판매한다는 소식을 짧게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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