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를 계기로 '1인 미디어'가 뜨고 있다. 이들은 노트북과 캠코더를 들고 직접 촛불집회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해 기존 언론보다 더 빠르고 자세하게 시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인기 BJ(Broadcasting Jockey)인 '류신'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연히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됐는데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시민들이 쇠파이프나 화염병을 든 것도 아닌데 경찰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 아프리카 TV 인기 BJ인 '류신'씨가 촛불집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 ⓒ윤희상
그는 "인터넷방송인으로서 내가 이번 촛불집회에서 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촛불집회에 나오지 못하는 다른 많은 시민들에게 현장을 알리는 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장 중계시 시위하는 이들과 다를 게 전혀 없어 매우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알리기 위해선 다시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류신표 방송'의 장점에 대해 그는 "우리 방송은 기존 미디어들이 보여주지 않는 부분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기존 언론들이 촛불집회를 좀 먼 거리에서 취사선택해 보도함에 비해 우리 방송은 (전화 연결을 통해) 시민들의 정보를 즉각 반영하고 그걸 토대로 함께 토론한다"고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 방송에서 시청자들과 전화로 토론할 때, 보통 마감할때까지 (시청자들의) 전화가 안 끊긴다. 전화를 건 많은 사람들이 이번 촛불집회에 관해 하소연을 많이 한다"며 "기존 언론들이 얼마나 시민의 의견을 방송하지 않으면 그러겠나. 기존 언론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네티즌의 조중동 광고 기업 불매운동에 대해 그는 "시민들의 미디어에 대한 감시가 오래 갔으면 좋겠다"며 "매우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류신씨와의 일문일답.

- 본명과 본업이 궁금하다.

"본명은 류영기다. 76년도에 태어났다. 본업은 '인터넷방송인'이며 현재 인터넷방송 사이트인 '사자TV'의 총 책임자로 있다. 군에서 제대하던 1998년 7월 19일때부터 인터넷 방송을 해왔다."

"인터넷방송인으로서 많은 시민들에게 현장 알리려"

- 촛불집회 현장중계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현장 중계는 여력상 힘들어서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이번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됐는데 지금이 과연 2008년도가 맞는 지 의심스러웠다.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더라. 시민들이 쇠파이프나 화염병을 든 것도 아닌데 경찰이 너무한다. 이성을 잃은 것 같다. '배후'나 '폭력시위' 운운하는 사람은 직접 가서 봐볼 것을 권한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인터넷 방송인으로서 현장에 나오지 못하는 다른 많은 시민들에게 현장을 알리는 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중계 하는 게 위험해도 다시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의 경우 운송수단 등 부족한 게 많아서 날마다 현장중계를 하진 못한다. 힘이 많이 들어 하루 현장중계 나가면 한 이틀은 쉬어야 한다. 쉴 때는 민중의 소리 등 다른 현장 중계 소스를 가지고 방송한다.

현장 중계시 시위하는 이들과 전혀 다를게 없다. 매우 위험하다. 나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가 최근엔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서 노트북이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 다행히 나는 한대도 안 맞았다(웃음)."

▲ 아프리카 TV 인기 BJ '류신' ⓒ윤희상

- 사자TV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전문 인터넷방송 사이트다. 홈페이지가 www.sajatv.com 이다. 병장때 컴퓨터실에서 486 컴퓨터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개국했다.

현장 취재를 송출하고, CCTV등으로 시위대 위치를 추적하고, 집회 끝나고 나서 시청자들과 전화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시청자 수가 많이 볼 때는 만 명도 본다.

간혹 후원해주신 분들도 있다. 얼마전 공중보건의 한분이 수고한다고 작지만 소중한 후원금도 주시고, 어떤 주부는 홍삼엑기스를 보내주기도 하셨다."

- 기존 언론들의 촛불집회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들은 처음엔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네티즌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않고 적극적으로 비판·평가하고 급기야 '불매운동'까지 벌이니까 위협을 느꼈나 보다. 그래서 그다음엔 여러 진실 가운데 몇 가지만 선택해서 보도하고 있다.

지금은 MBC가 타방송사에 비해 시민을 중심에 두고 보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집회 현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MBC MBC!'라고 연호하는 것이다. 경향이나 한겨레도 시민중심의 기사를 내보낸다. 조중동의 경우 처음에 무관심하다가 이제와서 다루긴 하는데 왜곡해서 보도하고 있다."

"기존 미디어들이 보여주지 않는 부분 보여준다"

- '류신표 방송'의 장점은.

"기존 미디어들이 보여주지 않는 부분을 우리는 그대로 보여준다. 촛불집회 방송에서 시청자들과 전화로 토론할 때, 보통 마감할때까지 (시청자들의) 전화가 안 끊긴다. 전화를 건 많은 사람들이 이번 촛불집회에 관해 하소연을 많이 한다. 기존 언론들이 얼마나 시민의 의견을 방송하지 않으면 그러겠나. 그런 걸 들을때마다 안타깝고, 기존 언론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는 '커뮤니케이션'도 빠르다. 기존 언론들이 좀 먼 거리에서 사건을 취사선택해 보도함에 비해 우리는 시민들의 정보를 즉각 반영하고 그걸 토대로 함께 토론한다. 이번에 네티즌들이 조중동에 광고 주는 기업들 불매운동도 벌이고 있는데 매우 감동적이다. 시민들의 미디어에 대한 감시가 오랫동안 갔으면 좋겠다."

- 방송 중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다.

"나는 촛불집회 생중계 외에도 '전화개그쇼'라는 프로그램도 하는데, 간혹 어떤 사람들은 촛불집회에 관해 시민들과 연결하는 것이 전화개그쇼인 줄 착각하곤 한다. 그래서 전화연결된 시민들이 갑자기 노래 준비했다고 말하는 상황도 많았다. 하하. 얼마 전엔 한 과학선생님이 전화해 '우리나라에 광우병 발생한 적 있다'고 주장해서 방송 보는 사람들과 논쟁이 있었던 적도 있었다. 전경 출신들도 자주 전화해서 '전경도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최근엔 현장중계하려고 노트북 가지고 가서 준비하는데 KBS가 내 인터뷰를 내보냈다. 그런데 내 이름을 '류신'이 아니라 '류진'이라고 보도했다. 시청자들은 그걸 '류신표 굴욕'이라고 부르는데, 내 외모가 탤런트 '류진'과 닮긴 했지만 나는 '류신'이다. 하하."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같이 호흡하는 방송을 만들겠다. 인터넷 방송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계속 시청자들의 알권리, 볼 권리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시청자들의 격려와 도움이 우리 방송의 질을 높여준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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