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오늘(15일) 정규 편성된 <100분 토론>을 취소하고 <특집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을 긴급 편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MBC노조에 따르면, MBC는 15일 저녁 11시 15분에 방송되는 <100분 토론>을 취소하고 <특집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을 긴급 편성하기로 결정해 14일 오후 편성 실무진에게 통보했다.

▲ 지난해 6월 TV조선의 김현희 관련 보도 캡처

김철진 MBC 시사제작국장은 긴급편성에 대해 "방송문화진흥회의 결의에 따른 후속조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뉴라이트 단체 출신인 김광동 이사 등이 지난해 9월, 2003년 11월에 방송된 <PD수첩> '16년간의 의혹, KAL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방송 경위 조사를 요구한 이후 MBC가 김현희 특별대담 프로를 긴급 편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편성으로 인해, <특집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 방송공지는 방송 당일인 15일 오전에야 이뤄질 예정이며, 녹화 역시 15일 오후 4시경에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MBC노조는 "최근 몇 년 사이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KAL기 사건과 관련한 당시 방송(PD수첩)에 조작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퍼뜨렸고, 지난해 6월 'TV조선'에 김현희씨가 출연한 이후 그 공격은 더 거세지기 시작했다. 사회 특정세력의 요구를 방문진이 수용해, 방송된 지 10년이나 지난 프로에 대해 갑자기 진상조사를 요구해 온 것"이라며 "만약 객관성을 잃고 마치 10년 전 방송에 대한 반성문처럼 공중파 프로를 낭비하게 될 경우 엄청난 후유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MBC노조는 "(긴급편성 요구가) 방문진의 공식 결정이 맞다면 이는 명백한 월권행위이며 불법행위"라며 "왜 하필 지금, 이렇게 맥락없는 편성을 도둑질하듯 급하게 해치우는 것인지, 그 이유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면 정치적인 배경을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무너질대로 무너진 MBC이지만, 김현희 특별대담 긴급편성은 자칫 방송장악이 2013년 들어 더 끔찍한 단계로 발전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한 징조를 떨칠 수 없게 만든다"며 "(정부여당의 입김이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방문진이 방송내용, 방송편성까지 직접 개입한다면 이는 군사독재시대 방송장악과 다를 게 없어진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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