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가 설립 목적인 '연합뉴스의 독립성과 공정성 보장'에 부합하는 역할을 하지 못해왔다는 응답이 92.5%에 이르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 연합뉴스 사옥 ⓒ미디어스

연합뉴스 노동조합(위원장 고일환)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연합뉴스 사원 807명(휴직자ㆍ연수자 포함)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586명(참여율 72.6%)이 참여한 이번 설문에서, 540명(92.5%)은 "뉴스통신진흥회가 '연합뉴스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부합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뉴스통신진흥회가 제 역할을 잘 해왔다는 응답은 33명(5.7%)에 불과했다.

뉴스통신진흥회가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해오지 못한 이유로는, 70.7%(413명)가 '정치권 외압에 순치'(박정찬 사장 연임 강행에 일조)를 꼽았다. '연합뉴스의 공정보도 기반 약화'(34.8%, 203명) '연합뉴스 경영감독 역할 부실'(19.4%, 113명) '연합뉴스 재정안정 약화'(5.0%, 29명)이 그 뒤를 이었다.

뉴스통신진흥회의 개선방향과 관련해서는, 51.2%(299명)가 '진흥회 이사진 추천 주체 변경으로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제시했으며 '이사진 개편으로 독립성, 전문성 강화'(46.6%, 272명) '사장 추천 과정의 권한 개선'(21.4%, 125명) '이사진 확대로 공공성 강화'(19.5%, 114명) 순이었다.

박정찬 사장이 뉴스통신진흥회 측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57.7%(337명)는 '새 사장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공정보도에 대한 의지와 실행력'을 들었다. 50.9%(297명)는 '사내 구성원과 소통능력'을 꼽았으며, 34.8%(203명)는 '재정 안정을 위한 경영능력'을 꼽았다. 그 뒤로는 '상식적으로 투명한 인사'(29.8%, 174명) '정치적ㆍ경제적 외압에 대한 대처능력'(25.9%, 151명)이 제시됐다.

차기 사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사내 불신과 갈등 해소'(52.2%, 305명) '공정보도 전통 확립'(48.0%, 280명)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산'(35.0%, 204명) '재정안정성 강화'(27.6%, 161명) 등이 꼽혔다.

연합뉴스가 국가기간통신사로서 바로 서기 위해 해결해야 할 급선무 과제 역시 '공정보도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70.2%, 410명) '비전과 균형감을 갖춘 새 경영진 구성'(55.0%, 321명) 등이 제시됐다. 이번 설문은 복수응답으로 진행됐으며, 각 항목에 대한 백분율은 조사 참여자 586명에 대한 답변 비율이다.

한편, 연합뉴스 노조는 14일 오전 성명을 내어 뉴스통신진흥회를 향해 "경영 공백을 막도록 신속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며 "한시라도 빨리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에서 마음이 떠난 박 사장을 대신할 새 대표이사를 추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연합뉴스 사원 절대 다수를 대표하는 노조는 뉴스통신진흥회와 머리를 맞대고 회사의 위기탈출 방안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며 "오철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이 앞으로도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면 노조가 직접 연합뉴스를 위기에서 탈출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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