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 '광화문 난장'의 한 편에는 한겨레 구역(?)도 있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 조합원 20여 명은 광화문 네거리 한 가운데 둘러앉아 노래하고 춤추며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노래는 '남행열차'에서부터 '바위처럼' '단결투쟁가'까지 성인가요와 투쟁가를 오가며 종잡을 수 없이 흘러갔고 지나가던 한겨레 독자, 교수, 언론노조 관계자들까지 합세하면서 판은 점점 더 커졌다. 근처를 지나가다 한겨레 깃발을 본 시민들은 "한겨레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하기도 했다.

▲ 5일 밤 광화문 네거리 한 가운데 자리잡은 한겨레지부. ⓒ정은경
바로 옆에서 "한겨레 짱"을 외치며 한겨레지부를 부럽게 바라보던 다음 까페 '엽혹진(엽기혹은진실)' 회원들은 결국 합석해 한겨레 조합원들과 노래를 주고받았다.

'엽혹진' 회원 신지혜 학생은 "KBS, SBS가 이제 와서 편들어주는 척 하는 것 보면 더 아니꼽다"며 "처음부터 국민들의 입장에 섰던 언론이 더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꿈이라는 김호경 학생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응원하는 한겨레야말로 완소언론"이라고 말했다.

'엽혹진'은 그들도 한겨레에 광고를 하고 싶었지만 회원 대부분이 중·고등학생이라 광고비를 모으지 못하고 생수나 김밥 등을 사들고 나왔다고 했다.

▲ '엽혹진' 회원 이아람씨가 '엄마가 조중동은 보지말래요' 팻말을 들고 있다. ⓒ정은경
한겨레는 지난 3일부터 깃발을 들고 촛불집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한겨레지부 김보협 위원장은 "그 전에는 집회라고 하면 상근자들 중심으로 나왔는데 역사적 현장에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에 깃발을 들고 나오게 됐다"며 "갈수록 반응이 뜨거워져 독자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날 6일자 신문 가판 3천부를 찍어 촛불집회 현장에 배포했다. 준비한 신문은 30분 만에 동이 났다고 한다. 한겨레 전략기획실에서 일하고 있는 한 조합원은 "독자서비스국 사원들과 같이 나와서 신문을 나눠드렸는데 시민들이 격려해줘서 참 행복한 저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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