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여진씨가 "문재인 캠프와 연관됐다는 이유로 방송섭외가 취소됐다"고 폭로한 가운데, 박지원 민주통합당 전 원내대표는 "(방송사들이) 박 당선인의 인사를 보고, 그쪽 방향으로 줄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배우 김여진씨가 2011년 6월 15일 오후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161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무사히 크레인에서 내려올 수 있게 해달라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향해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노동과세계 이명익 제공)

김여진씨는 3일 자신의 트위터(@yohjini)를 통해 "각 방송사 윗분들, 문재인 캠프에 연관 있었던 사람들 출연금지 방침 같은 건 좀 제대로 공유를 하시던가요"라며 "작가나 피디는 섭외를 하고, (내가) 하겠다고 대답하고 나서 다시 '죄송합니다, 안된대요' 이런 말 듣게 해야겠습니까? 구질구질하게…"라고 폭로했다.

이어, 김여진씨는 "그 전에도 여러번 당했던 일이지만 꼭 집어 그렇게 듣는 건 처음"이라며 "누가 됐든 정치적 입장 때문에 밥줄이 끊기는 상황은 부당합니다. 저는 선거 훨씬 전부터 아예 소셜테이터금지법의 첫 사례였죠"라고 말했다. 김여진씨는 "방송3사는 아니다"라며 "2개사"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여진씨는 지난해 희망버스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적 발언을 해왔으며,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TV 찬조연설 주자로도 나선 바 있다.

지난해 12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하기로 예정돼 있다가 갑자기 '윗선의 지시'로 출연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던 박지원 민주통합당 전 원내대표는 7일 오전 원내 현안대책회의에 참석해 "(저 뿐만 아니라) 김여진씨도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출연이 취소됐다고 하면 이것은 중대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것이 박 당선인의 지시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그렇지만 박 당선인의 인사를 보고 (방송사 윗선이) 그쪽 방향으로 줄서기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야당으로서 박 당선인의 성공을 아낌없이 협력할 수 있지만 이런 일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즉각 이런 문제를 시정하도록 인수위와 당선인이 조치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 역시 7일 현안 브리핑에서 "MB정권 내내 비판돼온 언론장악이 박근혜 당선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박근혜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부터 언론의 줄서기가 시작된다면, MB의 불통과 언론독재에 대한 국민저항도 고스란히 인수인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미 대변인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언론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MB실정 청산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며 "국민대통합과 박근혜 정부의 대국민 소통을 위해 즉각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7일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엄중한 일이 벌어졌다"며 "박 당선인과 집권 여당은 '새누리당에 줄서야 밥줄 안끊긴다'는 말이 나돌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병렬 대변인은 "조금이라도 줄서기를 강요하는 분위기라면 국민대통합과 시대교체는 꿈꿀 수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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