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MBC가 추진하고 있는 강릉-삼척 강제통폐합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

MBC노조와 언론개혁시민연대는 31일 방송문화진흥회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율촌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병 결의 불허를 촉구했다.

▲ MBC노조와 언론개혁시민연대가 31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율촌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문진이 강릉-삼척 강제 통폐합을 불허해야한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미디어스

이날 방문진 이사회에서 지난 20일 보고만 받았던 강릉-삼척 합병 결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이사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이사들이 "9기 이사회에서 처음 다뤄지는 사안인데 바로 처리하는 것은 절차상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해 보고만 받는 것으로 결정된 바 있다.

서울MBC는 합병건이 방문진 이사회에서 통과가 되면 지난 28일 MBC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방송통신위원회 승인 보고까지 모든 절차를 마치려고 했지만 방문진에서 결정을 보류해 임시주주총회 역시 무기한 연기돼 있는 상황이다. 서울MBC가 무리하게 통폐합을 추진했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MBC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김재철 사장에 의해 무리하게 추진된 진주-창원MBC 통폐합은 이미 실패로 결론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지역 갈등은 해소하고 구성원간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목표는 오히려 갈등 조장과 차별의 일상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MBC노조는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는 소모적인 강제통폐합 논의에 MBC구성원들과 지역사회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다"면서 "반드시 할 필요성이 있다면 분명한 근거와 자료를 바탕으로 대화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영하 MBC노조 위원장은 "(진주-창원MBC가 통합된)MBC경남이 통합과정에서 이야기 됐던 공약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는 통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영하 본부장은 "누구를 위해 통폐합을 추진하는 거냐"라며 "지역MBC 광고 빼서 조중동 종편 도와주려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MBC경남 개국 이후 어떻게 운영됐는지,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평을 받고 있는가 △강릉-삼척 주민들이 지역MBC 통폐합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지역 구성원들의 의견은 어떤가 등을 먼저 체크한 후 강릉-삼척 통폐합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 세 가지가 절차적으로 하나씩 진행된 후에도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방법을 제시하면 우리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오늘 이사회에서 이 사안을 통과시킨다면 방문진은 스스로 김재철 민원처리 기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대균 MBC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지역MBC 통폐합은 김재철 자리보존을 위한 또 하나의 꼼수에 불과하다"면서 "방문진이 이 사안을 불허해 지역MBC가 공영방송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방문진 이사회에서도 지난 20일과 마찬가지로 관련 내용에 대해 의결까지 가지 못했다. 방문진 이사들은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내년 1월 10일 정기 이사회에서 노조 의견을 들은 후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최강욱 야당추천이사는 이사회가 끝난 후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MBC경남 성과에 (MBC경영진이)제대로된 설명을 안했다"면서 "10일 이사회에서 노조분들을 불러서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여기에 모든 이사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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