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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프레임에 갇힌 방송뉴스[TV뉴스 돋보기] 경찰 과잉진압 '뒤늦게' 비판
정은경 기자 | 승인 2008.06.04 03:23

3일 정부가 내놓은 수습책의 핵심은 두 가지다.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중지를 요청했다는 것과 자율규제 방식으로 이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수출업체들이 자율적으로 결의하는 방식인 자율규제협정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재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3일 기자회견에서 '재협상'이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3일 저녁 KBS, MBC, SBS 메인뉴스는 '자율규제'의 한계와 문제점은 짚었지만 정부가 짜놓은 '30개월' 프레임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30개월 이상 차단으로 안된다"…시민단체 반응 리포트로 갈음

   
  ▲ 6월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이미 알려진 대로 시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30개월 이상 소만이 아니다. 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 위험물질은 더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무엇보다 검역주권을 미국에 내줬다는 데 대해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조차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야당의 재협상 결의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3일 저녁 방송뉴스는 정부의 추가 대책에 대한 정면 비판은 없이 시민단체 반응 리포트로 이를 갈음해 아쉬움을 남겼다.

KBS는 '7대기준 최소조건'에서 이날 오전 광우병 대책회의 기자회견을 소개하며 대책위가 요구한 '7대 수입안전기준'의 내용을 보도했다. △20개월 미만의 뼈없는 살코기만 수입해야 한다는 것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을 모든 연령의 편도와 장 전체로 확대할 것 △도축장에 대한 승인과 취소 권한을 한국정부에 둘 것 등이다.

MBC도 '대국민 기만'에서 "미국 축산업자의 자율에 맡기는 건데 정말 30개월 미만인지 어떻게 입증하냐고 시민단체들은 반문했다"고 보도했다.

SBS도 '전면 재협상 요구'에서 "전혀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라는 시민단체 관계자 인터뷰와 함께 "국민적 저항이라는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기만책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결국 30개월 차단'에서 정부의 협상력 부재를 꼬집었지만 이 리포트 앵커멘트에서는 "결국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는 건 광우병 위험이 있는 소, 다시 말해서 30개월 이상된 쇠고기 수입은 어떤 경우에도 안된다는 거죠?"라고 보도해 시민들의 요구를 한정짓기도 했다.

KBS MBC SBS 모두 "자율규제, 구속력 약하다" 지적

   
  ▲ 6월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자율규제협상 방식에 대해서는 3사 모두 한계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정리했다.

KBS는 '요구 관철 방안은?'에서 자율협약의 문제점 등 4가지 대안을 정리했다. KBS는 자율규제 방식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구속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으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재협상이지만 미국이 이를 그냥 받을 리 만무하다고 전했다.

KBS는 "결국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대안도 첫 단추가 잘못 채워진 합의를 대가 없이 되돌릴 수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MBC 역시 '임시방편 조치'에서 구속력 문제를 지적하면서 "장관고시가 자율규제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미국 업체가 규제를 어기고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수출을 강행하면 막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SBS도 '자율규제방식 추진'에서 "미국 축산업자들이 이를 받아들인다 해도 언제까지 규제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규제할 것인지를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 없으며 또 미국 쇠고기 수출 업체들이 이를 지키지 않더라도 이를 제재할 근거나 방법이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한계"라고 보도했다. 30개월 이상, 이하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경찰 과잉진압 '뒤늦게' 비판…KBS, 한 발 앞서 보도

   
  ▲ 6월3일 KBS <뉴스9>와 SBS <8뉴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경찰의 강경진압을 소극적으로 지적하던 방송사들이 2일과 3일 '뒤늦게' 경찰을 정면 비판하고 있다.

3일 KBS는 하론 소화기의 위험성을, SBS는 물대포의 위험성을 실험으로 증명해 보이며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했다. MBC는 '경찰청장 퇴진' '갈팔질팡 대응' 등 연속 두 개의 리포트에서 시민들의 반발 여론과 경찰 수뇌부 내부의 혼선 양상 등을 보도했다.

KBS는 지난 2일에도 '과잉진압 파문' '안전수칙 위반' '여론만 악화'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이날 MBC는 '군홧발 비난 확산', SBS '온몸 밟혔다'에서 경찰의 군홧발에 머리를 수차례 밟힌 여학생 사례를 중심으로 보도했다.

이명박 정부 100일 국정지지도…KBS 17% MBC 20% SBS 19.4%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이명박 정부 취임 100일은 여론의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방송사들이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진행한 국정지지도 조사에서는 20% 이하 수준으로 나타났다.

3일 KBS 조사에서는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7.2%, '잘못한다'는 응답은 73.9%로 나타났다. KBS는 "지난 2월말 75.1%, 3월말 51.8%의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며 "호남과 충청에 사는 2,30대와 중산층의 부정적 평가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MBC와 SBS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MBC 조사에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20%로 20~30대와 고학력, 고소득자층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SBS 조사에서는 잘한다는 응답이 19.4%에 그쳤다.

정은경 기자  pensidr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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