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각시탈> 보조출연자 유족들의 싸움은 9월 초 드라마 종료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각시탈> 보조출연자 박희석씨는 4월 18일 경남 합천의 각시탈 촬영현장으로 가다가 버스전복사고로 사망했으며, 유족들은 KBS-팬엔터테인먼트-태양기획 등 드라마 관련 4개 회사가 유족들에게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책임회피만 해왔다며 5월 22일부터 KBS 앞 시위에 돌입한 바 있다.

▲ 고 박희석씨의 아내 윤모씨가 11일 서울 여의도 태양기획 사무실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유족 제공

9월 초 KBS가 유족들의 요구 사항인 '고인의 죽음에 대한 자막'과 '보조출연자 대기실 마련'을 받아들이면서 3달여의 시위는 막을 내리게 됐으나, 유족들의 싸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유족들은 9월 24일 박희석씨가 소속됐던 보조출연업체 '태양기획' 사무실 앞에서 추모제를 개최했으며, 그 다음날인 25일부터 현재까지 3달 가까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유족들의 요구는 '사과' 하나 뿐이다. 보조출연업체 태양기획이 사망사고 초기부터 고인 빈소를 찾아와 "보조출연자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산재신청해도 불승인 날 것이다"라며 한사코 자신들이 고인의 고용주가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해 왔던 것에 대해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라는 것이다. 태양기획은 근로복지공단이 9월 12일 유족들의 산업재해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고인의 고용주를 '태양기획'으로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인과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태양기획은 3달 가까이 이어진 유족들의 시위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지난 10일 유족들에게 '명예훼손 고소' 등을 엄포놓는 답변을 내놓았다.

태양기획은 유족들에게 보낸 문서에서 "귀하의 슬픔과 궁박한 상황은 이해하나 귀하가 계속해 당사 입주 건물에 시위하는 사실에 대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태양기획 이강용 대표를 실명으로 공개해 패륜업체, 악덕업주 등 표현을 공연하게 해 연로한 대표의 인품과 덕성을 심히 손상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합리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태양기획은 "반드시 13일 24:00을 시한으로 당사에 대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행위를 중단해 달라"며 "(중단하지 않을 경우) 형사상 명예훼손의 고소고발 및 민사상 명예훼손 위자료와 영업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족은 답변서를 통해 이강용 태양기획 대표를 향해 "당신에게 보조출연자는 수익을 창출하는 하나의 상품일 뿐인가. '인격'과 '명예'를 논하자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의는 했어야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도 왜 유족이 시위를 하는지 모른다면 이강용 대표의 인품과 덕성을 심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이어, "태양기획은 상질서, 사회질서, 사회도덕적인 측면에서 보조출연자를 대상으로 더 이상 돈벌이를 해서는 안 될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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