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보도전문채널 YTN이 지난 7월 7일 ‘이슈묍’이란 뉴스 큐레이션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이슈묍’은 에디터가 그날의 이슈를 선정한 후 관련 기사를 선별해 요약, 재구성해서 저녁 6시에 업로드 하는 방식을 취한다. YTN에서 제작했지만 자사 기사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 기사도 소개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지난 17일 서울 상암 YTN 사옥에서 노종면 YTN 디지털센터장을 만나 ‘이슈묍’ 제작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노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모바일 뉴스앱’ 이슈묍 (이미지 출처=YTN)
‘모바일 뉴스앱’ 이슈묍 (이미지 출처=YTN)

모바일 뉴스앱 ‘이슈묍’을 출시한 지 한 달 조금 지났는데 반응은 어떤가요?

“지금 체크해 보니 앱 다운로드 수가 4천 조금 넘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느려요. 대부분 뉴스를 모바일 웹으로 많이 소비하고 애플리케이션은 잘 안 깔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앱 시장에 들어가 보자고 해본 건데 역시 만만치가 않네요.”

포털 앱은 많이들 사용하지 않나요?

“포털도 앱으로 소비하는 것보다 웹 소비가 훨씬 많아요. 네이버나 다음은 앱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이용하지 않고 주소를 즐겨찾기 해놓는 식으로 소비하는 양이 절대적이에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리포트 2022‘ 조사에 따르면 앱을 통한 소비는 5%에 불과해요. 유럽 같은 경우 30% 이상인데 우리나라의 특이한 상황이죠.”

‘이슈묍’ 앱 써보신 분들은 뭐라고 하나요?

“저희 이용자를 보면, 하루에 앱을 깐 분들의 10% 정도가 들어와요. 대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열흘에 한두 번 정도씩 보는 것 같거든요. 저는 ‘하루에 앱 다운로드를 받은 분들의 10%가 순 이용자로 들어오는 정도면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슈묍’ 앱 소개 부탁드려요.

‘이슈묍’ 앱은 하루의 뉴스를 골라서 브리핑해줍니다. 일종의 ‘뉴스 비서’ 역할을 하는 거죠. 뉴스를 직접 고르실 수 있지만, 신뢰할 만한 뉴스 비서가 수많은 기사 중에서 이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전달해 드리는 거예요. 그리고 전달도 제목과 링크를 드리고 찾아보라는 게 아니라 ‘저희가 먼저 봤더니 이런 내용이더군요’라고 요약하거나, 관련 기사 2~3개를 재구성해 드리는 방식으로 요약‧재구성해서 뉴스를 전달하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이슈묍’을 만들게 된 동기는?

“기본적으로 모든 언론사는 뉴스 선별 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그 대상이 자사의 취재물이에요. 그렇게 되면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하나는 자기네 회사에 갇혀서 선택지가 협소해진단 점이에요. 또 자사 기사이기 때문에 냉정한 편집권을 행사하지 못합니다. 웬만하면 다 보도하게 돼요. ‘이슈묍’은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정말 필요할 것 같은 뉴스만 골라내는 거예요. 그런 플랫폼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죠.”

노종면 YTN 디지털센터장 (사진=이영광 기자)
노종면 YTN 디지털센터장 (사진=이영광 기자)

예전에 ‘일파만파’라는 앱 개발하셨는데, 그것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목적과 방향성은 같습니다. 그런데 ‘이슈묍’이 업그레이드 버전이냐 하면 기술적으로는 디그레이드 버전이에요. ‘일파만파’는 저희가 집단 편집을 표방했어요. 편집하는 주체가 수천 명의 시민이었어요. 시민들이 페이스북이라는 SNS 공간에서 기사를 자기 계정에 업로드하는 걸 ‘일파만파’가 그 정보를 긁고 교집합을 찾아서 뉴스 편집했어요. 이건 시스템 편집이죠. 그런데 지금 ‘이슈묍’이 하는 건 소수 전문 편집자에 의한 편집이에요.”

소수 전문가 편집 방식을 택한 이유는요?

“‘일파만파’ 할 때는 시민사회가 일하는 주체였고 ‘이슈묍’은 뉴스 전문회사가 주체입니다. 그 상황에 맞게 모델을 선택한 거죠. 제가 디그레이드라고 얘기한 건 프로그램의 수준 때문이에요. ‘일파만파’ 출범할 때 유럽에서 ‘업데이’라는 뉴스 큐레이션 앱이 거의 동시에 출범했어요. 이건 삼성이 투자하고 독일 미디어 그룹이 만든 앱인데 지금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큰 뉴스 앱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업데이’는 그때부터 소수 전문가의 편집을 표방하고 이른바 휴먼 큐레이션이라고 했어요.”

이름이 ‘이슈묍’이잖아요. 어떤 의미인가요?

“묍은 자판에 찍히긴 하는데 우리 언어생활에 없는 글자더라고요. 뫼비우스를 뫼비우스라고 하면 재미도 없고 우리 말 같지도 않고, 그냥 뫼비우스의 신조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에디터가 이슈를 선정하고 그에 관련된 기사를 링크로 연결하는 방식인데, 이슈 선정 기준이 있나요?

“에디터들이 각자의 전문성으로 발제하고, 제가 최종 데스크지만 세 명이 같이 발제한 아이템에 대해 중요도를 평가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중요도 평가의 교집합이 생기면 쓰는 걸로 하죠. 예를 들어, 저는 안 하고 싶은데 다른 데스크 두 명이 선정한 아이템이 있을 경우 웬만하면 동의합니다. 다른 이유가 있으면 빼자고 할 수는 있죠. 선정 기준이 특별히 있는 건 아니고, 우리가 공유한 느슨한 기준은 있어요. ‘이슈묍’은 하루 종일 선별해서 요약하고 재구성한 기사를 오후 6시에 쏴줍니다. 그리고 그 개수는 20개 이하로 제한하고 있어요.”

‘모바일 뉴스앱’ 이슈묍 앱 정보
‘모바일 뉴스앱’ 이슈묍 앱 정보

20개 이하로 제한한 이유는?

“일단 뉴스를 소비하는 분들이 뉴스 목록을 보기 시작하면 수백 개를 보죠. 근데 결국 제목 말고 실제로 확인하는 뉴스는 두세 개밖에 안 돼요. 그래서 저희는 그보다 조금만 더 봐달라는 목표를 가진 거예요. 그건 현실에 기준을 둔 설정입니다. 이게 절대적으로 옳아서가 아니라 지금의 현실을 조금 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200개를 올려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거죠.”

YTN 기사만 있는 게 아니던데 다른 언론사와 제휴한 것인가요?

“제휴한 게 아니라 인용 보도하는 겁니다. 인용 보도는 인용한 회사에 저작권이 생기고, 제휴해서 기사를 그들의 이름으로 제공하려면 계약을 맺어야 되는 거죠. 저희가 존재하는 기사 중에서 임의로 선별한 걸 그대로 저작권을 침해하고 쓰는 게 아니라, 다 리라이팅합니다. 요약 재구성 과정에서 제목도 바꾸고 썸네일도 바꾸고요.”

YTN 내부 반응은 어떤가요? 이왕이면 YTN 기사 더 소개해주지라는 불만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왜 우리 기사 많이 안 실어줘?’라고 반응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그건 ‘이슈묍’이 커졌다는 거죠. 아직 시작 단계여서 그런 정도로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아요.”

기사를 바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포털 링크를 걸었네요. 언론사 홈페이지가 아닌 포털뉴스로 한 이유가 있을까요?

“링크를 제공하는 건 ‘우리가 이 기사를 참고했다’라는 걸 밝혀주는 개념이죠. 처음에 가급적이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게 하면 좋겠다는 고려가 있었는데, 모든 언론사가 그런 건 아니지만 상당수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광고 때문에 기사 보기가 불편해요. 어디는 홈페이지를 걸어주고 어디는 안 할 수도 없어서 고민 끝에 그렇게 결정했어요. 포털에 제공되는 기사들은 그 자체로 수익이 나는 계약 속에서 제공되는 거기 때문에 해당 원문 기사의 저작권을 가진 언론사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또 보시는 분들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판단으로 포털뉴스 링크를 걸죠. 포털에 공급이 안 되는 매체도 있고, 또 기사가 아니지만 뉴스를 담고 있는 게시물도 있잖아요. 그런 것들은 예외적으로 직접 링크를 겁니다.”

‘모바일 뉴스앱’ 이슈묍 앱 정보
‘모바일 뉴스앱’ 이슈묍 앱 정보

언론사 풀이 정해진 건가요, 아니면 그때그때 다른가요?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때그때 찾아냅니다. 다만 한 언론사에 편중되지 않게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우리 뉴스 소비자들에게 ‘이런 기사는 이 언론사가 썼을 것 같아’라는 인식이 있잖아요. 그건 역으로 접근합니다. 그게 보도의 신뢰성을 조금이라도 높여준다고 생각해요. 어떤 언론사는 이 방향으로만 기사를 쓰고 어떤 언론사는 저 방향으로만 기사를 쓴다는 인식이 강하게 구축돼 있기 때문에 기사 제목만 보고 어떤 언론사가 썼을 거라고 추정할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 소위 말하는 조중동과 한겨레‧오마이뉴스‧경향을 대별해서 ‘이번 기사는 여기서 나올 거야’라고 생각하지 말고 찾자는 거예요.”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이슈묍’이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졌어요. 단순히 ‘저희를 믿고 안방에 들여주세요’라기보다는 '앱다운' 앱을 만들고 싶어요. 모바일 웹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기능, 그 기능은 당연히 ‘이슈묍’을 소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구성돼야겠죠. 앱 사업에 도전하면서도 '보도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앱 기능적인 부분은 후순위로 뒀지만, 기능 또한 사업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일반 뉴스 플랫폼에는 없는 기능을 하나하나 추가할 생각이에요.”

언론사마다 유튜브를 확장하는 추세인데, 유튜브에 대한 생각은?

“대선 이후 결과에 실망한 분들의 뉴스 이탈이 눈에 띄게 보였거든요. 데이터가 줄어드는 건 각오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대선 직전만큼 뜨거운 것 같아요. 특히 정치 분야요. 현재 각 언론사 유튜브에서 뉴스 소비자들을 모시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올 상반기는 사실상 YTN 독주 체제였거든요. 근데 최근 MBC가 치고 올라갔어요. 지금 데이터로는 6, 7월은 MBC가 YTN을 앞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8월도 MBC가 앞서 나가고 있어요. 그리고 뒤처져 있던 KBS의 상승세도 굉장히 가팔라 보이고요.

원래 YTN, JTBC고 그다음에 SBS, MBC로 넓게 보면 ‘4강’ 좁게 보면 YTN, JTBC ‘2강’ 체제였다면, 지금은 MBC가 치고 올라와서 7월 같은 경우에 MBC가 한 4억 뷰 정도가 나왔고 저희가 3억 4, 5천 뷰 정도 나왔거든요. 이게 더 벌어지면 이제 MBC 독주 체제가 될 거고요. MBC랑 저희가 2강 체제를 굳힐지 아니면, JTBC‧SBS하고 4강 각축전을 벌이게 될지 조금 더 시장을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YTN 유튜브 채널 메인 화면 이미지
YTN 유튜브 채널 메인 화면 이미지

대선 끝났고 당분간 선거도 없는데 유튜브는 왜 뜨거울까요?

정치 뉴스 소비량이 늘어난 측면이 보이지만 그 외에 과거와 다른 유튜브 콘텐츠 ‘형식’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저희가 '반복재생'(실시간 스트리밍 기능 활용한 반복 방송, YTN이 2021년 10월 누리호 1차 발사 때 첫 시도)이라고 명명한 형식입니다. YTN이 작년 10월부터 시작했는데 지금 주요 방송사 대부분이 따라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한 조회수나 수익 창출이 상상 이상이었는데 다른 방송들도 그걸 간파한 것 같습니다.

방송 뉴스의 실시간 라이브나 자막뉴스와 같이 YTN이 먼저 시작한 것을 다른 방송사가 시차를 두고 따라 하는 패턴이 있었는데 이번 '반복재생'은 따라 하기까지 얼마 안 걸렸습니다. 타사의 좋은 면을 따라서 활용하는 건 소비자 편익 증대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저희도 MBC의 '끝까지 라이브'에서 자극받은 게 크고요. 하지만 이렇게 바로 따라 할지는 몰랐습니다.

이번 수해 때도 각 방송사들이 방송 특보와 별개로 ‘반복재생 방식’으로 유튜브 특보를 전했습니다. 일정한 길이의 뉴스 콘텐츠를 몇 시간이고 반복적으로 스트리밍하는 시장이 열린 거예요. 저희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건가 싶기도 합니다(웃음).”

그럼 YTN만의 유튜브 전략이 있을까요?

“이게 한 치 앞을 못 본다는 게, 저는 이 반복재생 시장을 열어놓고 한동안 독주 체제를 구가하겠다고 낙관했어요. 패착이죠(웃음). 상황을 안이하게 봤던 것 같은데, 1월부터 5월까지는 저희가 독주 체제로 가다가 6월부터 데이터가 역전되니 지금은 어떻게 해요? 경쟁해야죠.”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이슈묍’ 많이 봐주시고 괜찮다고 판단되면 주변에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이슈묍’에서 활동하는 만큼 포인트가 지급되거든요. 뉴스를 소비하면서 경쟁하는 재미도 있고, 또 그런 포인트를 많이 받으면 결과적으로 ‘이슈묍’에 기여하신 게 됩니다. ‘이슈묍’ 적극적으로 소비하시고 포인트도 많이 받아 가시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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