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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쇼크’로 되돌아본 선거라는 축제뒤지고 있는 민주당의 딜레마, 행동으로 돌파해야
한윤형 기자 | 승인 2012.12.05 16:14

 

   
▲ 4일밤 열린 중앙선관위 주최 방송토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으로 주목을 받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역에서 눈을 맞으며 유세를 펼치고 있다. ⓒ뉴스1

예상하지 못한 파급력이다. 4일 저녁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만들어낸 효과에 대한 평이다. ‘다카키 마사오’와 ‘오카모토 미노루’가 포털의 검색어 순위로 부상할 정도다.

물론 ‘이정희 쇼크’가 후보 지지율 변동에 미칠 영향은 예측하기 힘들다. 그리고 굳이 예측한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박근혜 후보 측은 87년 이후 대선에서의 첫 보수 단일 후보일 정도로 단단하게 결집해 있는 상태고, 야권이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할 유인을 토론회가 명확하게 제공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희에 대한 사람들의 환호와 비난은 선거라는 축제에 대해 성찰해 보게 한다. 선거는 각 정치세력이 승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는 공간이지만, 그렇기에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정치적 요구를 분출하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축제의 공간이 된다. 이정희 후보의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은 양 진영을 공고화하는 데 그쳤다 평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공고화된 한 진영에 비해 대선에 대해 ‘재미’를 못 느끼던 다른 진영을 고무하면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이들이나 청년세대들에게 투표를 할 유인을 제공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 지점에서 현 시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뒤지고 있는 민주당 측의 고민과 딜레마가 드러난다. 물론 이미 문재인의 확고한 지지자인 이들에겐 문재인 후보의 선거유세도 이미 훌륭한 축제다. (관련 기사) 하지만 민주당은 ‘이명박을 너무 싫어하는 사람’, ‘박정희를 너무 싫어해서 박근혜를 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정권교체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 ‘정치권이 다 싫고 안철수 사퇴가 너무 싫은 사람’ 등 문재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성향의 이들을 만족시키는 무언가를 내밀지 못하고 있다.

도움을 구해야 할 안철수 후보에 의해 ‘네거티브 선거’도 금지당한 상황에서 민주당 측이 내거는 것은 수권능력과 정책역량 정도다. 그런데 이는 새누리당이 구호와 정책의 측면에서 상당히 왼쪽으로 건너온 상황에선 별다른 변별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번 토론을 봐도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와 의미있게 각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재벌개혁 문제 정도였다. 하지만 이 영역에서 출자총액제한과 같은 것을 논점으로 토론을 하면 듣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 오가게 된다는 것이 문제다. 또 새누리당과의 정책적 차이를 말하기 위해 몇몇 재벌개혁 조치들에 지나치게 방점을 찍을 경우 거기에 매몰되어 큰 틀에서의 재벌개혁과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대안을 내놓지 못할 우려도 존재한다.

TV 토론을 넘어서는 얘기지만, 현재의 민주당은 마땅한 승부수를 찾기 힘든 상황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안철수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 ‘지지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일’만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단 것도 분명하지만, 그렇게 동원된 지지자가 규합하여 다른 이들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되는 효과도 분명히 존재한다. 현재의 민주당은 외려 다양한 종류의 지지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핵심 지지자들이 스스로 논리를 만들어내다 보니 자꾸 다른 이들을 배제하게 되는 상황이다. 산토끼를 잡아 오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이리저리 분산되어 있는 집토끼들을 주도적으로 챙기지 못한다는 것이 사실은 더 큰 문제인 셈이다.

이정희 후보가 토론을 한 방식과 호응을 받은 상황을 살피면 민주당이 자신의 고민과 딜레마를 어떻게든 행동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물론 이정희 후보의 토론전략은 통합진보당의 현재 처지에서 도출된 몇 안 되는 길 중 하나였으며, 문재인 후보 측이 온전히 따라할 수 있는 길은 아니었다. 웃지 못할 현실이지만 만일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사퇴하지 않고 TV토론에 참석했다면 (규정상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만 집중하지 않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에 대한 진실공방을 심상정 후보와 벌였을 가능성마저 있다.

그러나 이정희와 통합진보당의 입장이 아닌 문재인과 민주당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에도, ‘전두환에게 받은 6억’이나 ‘다카키 마사오’까지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정책적으로는 굉장히 왼쪽으로 온 새누리당 공약의 실현의지를 묻기 위해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의정활동을 비판하는 작업은 분명히 필요했다. ‘네거티브’를 피하겠다며 정수장학회 얘기는 하지 않으면서 외려 박근혜 후보에게 부산 저축은행 관련 의혹제기나 받는 상황은 “도끼 든 사람이 바늘 든 사람 못 이긴다”는 옛 속담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색깔과 정책을 싹 바꾼 박근혜와의 변별점을 드러내기 위해선 좀 더 적극적인 ‘인파이팅’이 필요했다.

물론 주제를 보건데 문재인 후보의 입장에선 1차토론보다는 2차와 3차토론에서 박근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울 일이 더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2차토론에선 노동/복지 문제에 대한 공략이 가능할 것이고, 3차토론에선 문화영역에서 언론문제를 들이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문 후보로서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들이 자꾸 안철수나 이정희 등 외부 변수와 결부되어서만 주목받게 되는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체 뭘 해야 한단 말이냐”고 되물을 일이 아니다. 뭘 해야 좋은 것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뭔가 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패배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선거는 준우승자에게도 우승자 상금의 절반을 주는 그런 대회가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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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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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시원 2012-12-06 09:19:00

    그동안 MB정부에서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입을 틀어막아주신 어마어마한 은혜 덕분에 많은 국민들이 얼마나 우매해져 왔는지 드러나네요. 문재인님, 이정희님 화이팅~ 힘내세요~ 이민가지 않아도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세요.   삭제

    • 2012-12-06 09:09:05

      다음 토론회에 나오지 말세요 집에서 듣기 말하기 부터 공부하세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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