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MBC가 대선을 앞두고 부족한 보도국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MBC 기자 3명을 파견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철 사장이 지난달 30일 창사 51주년 기념사에서도 밝혔듯이 현재 MBC뉴스는 60~70% 인원으로 만들고 있다. MBC는 노조의 170일 파업 종료일인 지난 7월 17일 대규모 인사발령을 통해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을 자신의 부서와 상관없는 곳으로 발령냈으며 정직이 풀리거나 대기발령 상태였던 조합원들을 신천 아카데미로 교육발령을 보내는 등 인력난을 스스로 자초한 바 있다. 이런 인사 조치를 받은 보도국 조합원만 41명에 달한다.

▲ 파업이 후 본업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MBC 조합원은 131명에 달한다. ⓒMBC노조

MBC노조는 지난달 21일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지역 MBC 경영진 측에 전화를 해 기자 차출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MBC노조는 성명을 내고 "신천 교육대(신천 아카데미)에서 세월을 낭비하고 있는 기자들이 수십 명에 이른다"면서 "이들을 모두 업무에서 배제시켜놓고 인력이 모자란 지역 MBC 기자들을 뽑아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까지 청주MBC, 경남MBC, 부산MBC에서 각각 1명씩의 기자가 차출됐다. 청주MBC 기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서울MBC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3일부터는 경남MBC와 부산MBC 기자도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파견 발령을 받은 당사자들과 해당 지역MBC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청주MBC노조는 3일부터 오전 피켓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청주MBC 이해승 지부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부터(3일) 오전 8시 30분부터 30분 간 피켓팅을 시작했다. 복귀를 할 때까지 계속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청주 MBC 집행부가 3일 청주MBC 본사 로비에서 서울MBC 파견 조치에 반발해 윤정식 청주·충주 MBC 사장 출근 시간에 맞춰 피켓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윤 사장은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 MBC노조

윤정식 청주·충주 MBC 겸임 사장은 이날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부장은 "요즘 MBC의 대세는 조합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면 사장이 안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 겸임사장이라 청주에서 시위를 하면 충주로 가면되니 한 달 동안은 못 볼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MBC 김용범 지부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파견 발령을 받은)본인이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지금은 발령이 난 상태"라면서 "사측에서는 (서울MBC의 요구를)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둘러대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범 지부장은 "현재 서울 조합원들이 업무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조합원을 보내는 것은 지역 조합원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면서 "이런 식의 파견은 잘못된 행위"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