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의 나영석PD와 개그콘서트 개그맨들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타이틀로 다큐버라이어티에 도전합니다. 아직 정규편성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방영된 한 회만으로 좋은 아이템임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일주일 동안 특별한 무언가가 없이 지내는 모습을 관찰하는 다큐버라이어티로 많은 재미와 메시지를 담아낼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의 조건 첫 회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난 화두를 던졌습니다. 바로 디지털 문명에서 벗어나 일상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핸드폰만 없어도 불편한 시대

핸드폰이 보급된 지 2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어느 샌가 우리는 핸드폰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디지털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더욱 스마트 폰이 보급되면서 핸드폰은 더 이상 전화기의 기능만이 아닌 우리 생활필수품으로 깊숙이 자리잡았고, 사람을 지배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디지털은 그렇게 사람이 손발을 움직여 해야 하는 많은 것들을 핸드폰으로 해결하게 하면서 사람의 손발을 다 묶고, 중요한 전화번호 몇 개는 기억하던 우리의 머리는 핸드폰 전화부가 대신하면서 디지털 치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습니다.

디지털의 지배, 사람간의 소통마저 막다

디지털이 무서운 건 사람간의 관계를 단절시키기 때문입니다. 전화, 문자, 메신저, SNS 등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많은 사람들과 빠르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빠르고 쉽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반면에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바로 옆 사람, 나와 함께하는 사람과 교류를 하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는 먼 곳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기 바쁜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눈을 맞추고 마주하고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끼리 소통이 되고 교류가 잘 이뤄질 수 있을까요?

인간으로서의 삶을 재조명할 수 있는 좋은 프로

인간의 조건은 인간에게 필요한 것,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들이 우리생활에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편리함 때문에 포기하지 못하는 것인지를 되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물건이 사실 없어도 큰 지장 없는 물건임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지금, 인간의 조건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의 기준을 정해주는 프로그램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디지털의 끝은 결국 아날로그가 될 것

약속이 중요했던 시절, 신뢰가 바탕이 되었던 시절, 사람이 그리웠던 시절이 아날로그 시절이었다면, 지금 디지털 시대는 편리에 따라 약속은 언제든 변동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핸드폰 번호를 바꾸거나 수신차단으로 관계를 손쉽게 끊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옆 사람과도 핸드폰을 통해 대화를 하는 지금 디지털 시대의 끝을 찍고 진정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사람들은 다시 아날로그를 찾게 될 것입니다. 조금 불편하지만 인간적인, 시간이 조금은 걸리겠지만 인내와 기다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언제가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블로그 홍반장의 꿈 http://www.cyworld.com/woogi002000
운영하고 있고요, 대중문화 평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