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MBC사옥 ⓒ미디어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 TV토론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3사 가운데 MBC만 유일하게 양자토론을 아예 추진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KBS는 안철수 후보의 사퇴 후인 26일 박근혜-문재인 후보 측에 양자토론을 제안했다. 29일 정치, 외교분야 토론과 30일 경제, 사회분야 양자 토론을 하자는 제안이었으나 박근혜 후보는 답변 시한인 28일 정오까지 KBS측에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27일 오전 11시경에 토론에 참석하겠다는 문서를 KBS측에 보냈다. SBS 역시 27일 두 후보 측에 양자 토론을 제안했으나 문 후보와 달리 박 후보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아 28일 밤으로 추진됐던 토론이 열리지 못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박근혜 후보 측은 "야권단일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TV토론에 응할 수 없다"며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의 3자 토론을 거부해 왔으나, 양자 대결 구도가 된 상황에서도 TV토론 참석에 난색을 표한 것이다. 당초 KBS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초청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타운홀 미팅 방식의 개별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박 후보가 "토론 순서를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토론이 끝난 이후로 하지 않으면 참석하지 어렵다"고 하면서 토론 자체가 취소되기도 했다.

박 후보의 거부로 인해 토론 방송이 어렵게 된 KBS, SBS와 달리 MBC는 아예 양자토론을 추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MBC 내에서 대선후보 토론방송을 담당하고 있는 박상후 시사제작1부장은 28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후보초청 토론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준비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미디어스>가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 '박근혜 후보 쪽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가'라고 묻자 박상후 부장은 "그런 것은 아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도 "딱 봐도 (TV토론이 성사)안될 것 같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훈 MBC노조 민실위 간사는 "안될 것 같아서 안했다는 것은 (이미) 박근혜 후보의 의향을 알고 있었다는 것인데 (토론을 제안하기도 전에)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재훈 간사는 "토론을 통해서 후보들의 장단점을 유권자들에게 알려 투표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공영방송사의 의무인데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를 저버리는 행태"라며 "취재기자가 취재가 안될 것 같아서 하지 않는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기본이 안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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