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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년, 탈출구 없는 어린 엄마와 아들의 슬픈 이야기[블로그와]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너돌양 | 승인 2012.11.25 10:34

   
 
과거 폭행으로 보호관찰 중인 장지구(서영주 분)는 당뇨 합병증으로 병들어 누워있는 외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지구에게는 외할아버지 외엔 그 어떤 일가친척도 없다. 친구들과의 절도가 발각된 지구는 소년원에 가게 되고, 소년원에서 다녀오니 어느덧 16살에 애 아빠가 되어 있었다.

지구가 소년원에 수감되어 중 어렵게 연락이 닿은 엄마 효승(이정현 분)도 사정이 딱하기는 매한가지다. 열일곱 살 하룻밤 불장난으로 지구 아빠의 이름조차 모른 채 미혼모가 되어버린 효승은 지구를 버리고 잠적하였다.

그럼에도 지난 15년간 지구를 떠나있던 엄마 효승의 생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전과 경력까지 있다. 어떻게 아는 동생에게 신세를 지고 있었는데, 마침 지구의 소식을 듣게 된다. 더 이상 아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효승은 지구를 찾아오고 그때부터 효승과 지구는 한집에서 지내게 된다.

이제 겨우 서른을 갓 넘긴 효승과 중학교에 다닐 나이 지구는 모자 관계라기보다, 누나와 동생 같아 보인다. 한창 부모님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이고, 엄마가 될 준비는 아예 되어있지 않았는데 덜컥 아이부터 낳아버린 효승의 상황은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서 무작정 지구를 버리고 도망쳤는데 15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가 소년원에 있단다. 하룻밤 실수에서 비롯된 책임은 모두 효승의 몫이다. 지구의 아빠는 자신이 뿌린 씨앗이 이 세상에 나왔다는 것도 모른 채 어떤 여자를 만나 평온하게 잘 살고 있을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지원으로 제작된 <범죄소년>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계속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슬픈 현실을 고발한다. 미혼모의 아이로 태어나, 일찍이 부모에게조차 버림받은 지구는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이다.

   
 
외할아버지라는 보호자가 있지만, 병든 외조부는 오히려 지구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구와 어울려 다니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불우한 환경에 놓여있는 아이들에게 이 사회는 어려운 형편에도 꾹 참고 이겨내야 한다고 목에 힘을 주고 훈계하지만, 이 아이들을 온전한 길로 이끌어줄 수 있는 사회적 보호망은 뻥 뚫려 있다. 결국 돌봐줄 어른들이 없어서 거리로 나와 배회하는 아이들은 수많은 범죄 유혹에 시달리고 그 사이 무수한 미혼모들이 양산된다.

불량청소년들을 계도하여 올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 어른들의 야심찬 바람과 다르게, 지금도 뒷골목에서 배회하고 있는 아이들은 잠정적 ‘범죄소년’이 되어 하루하루 희망 없는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꿈도 희망도 없이 범죄소년으로 소년원에 들락날락하는 아이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서 그런지, 영화는 어설픈 희망 고문을 하기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아이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다룬다. 그렇다 하여, 이 시대 모든 ‘범죄소년’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말은 아닐 것이다. 왜 이 아이들이 범죄 소년이 되었는지, 그리고 또 다른 예비 범죄소년을 양산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근원적으로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리얼하게 담아내는 그 과정이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현실이라는 점에서 그 뿌리 깊은 악순환에 속수무책 휩쓸리는 그들의 운명이 안타까울 뿐이다.

1998년 <꽃잎> 이후 재능 있는 한류가수로 주목받아온 이정현의 녹슬지 않는 천연덕스러운 젊은 엄마 연기와 믿음직스러운 어린 아들 서영주의 존재감이 슬픈 모자의 대물림되는 비극을 더욱 먹먹하게 한다.

아직 15살 나이임에도 불구, 삶의 모든 비애를 짊어지고 가는 소년의 슬픈 그림자를 인상적으로 표현해 국제적으로 호평 받은 서영주. 장래가 기대되는 또 다른 아역스타의 탄생이다.  2012 도쿄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작(서영주).

한 줄 평: 어머니에서 아들로 대물림되는 비극의 악순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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