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뱅크>에서 드디어 이변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싸이의 11주 연속 1등 행진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지요. 물론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7월에 나온 곡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강남스타일의 중독성과 독창성은 변함없이 대단한 것입니다. 최근 한국 가요계에서 한 노래가 석 달 이상 1위를 차지하는 건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거든요.

그런 엄청난 싸이도 이번 주에는 제동이 걸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무서운 잠재력을 가졌던 신인이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어요. 에일리가 "보여줄게"로 이번 주 <뮤직뱅크>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이지요.

사실 저는 에일리가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할 당시 가장 불만을 많이 가졌던 사람입니다. 에일리도 <불후의 명곡2>에도 아닌 에일리의 소속사에 말이지요. 당시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하면 어느 정도 "방점 버프"라는 것을 받게 되지요. <뮤직뱅크 > 집계상 KBS 방송에 많이 출연하게 되면 방송점수가 반영되는 현상이에요.

사실 <불후의 명곡2> 출연자들 대부분은 음원점수가 높기도 했지만, 팬덤의 수가 아이돌만큼 크지 않은, 소위 말하는 실력파 가수들에게는 이 "방점 버프"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한국"에서는 1위를 했는가 안 했는가가 중요한데, 음반점수로 밀고 들어오는 아이돌들과 경쟁해서 1위를 하려면 이 버프라도 받아야 했거든요.

그런데 에일리의 소속사는 무슨 이유인지 에일리가 <불후의 명곡2>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당시에는 앨범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에일리의 소속사를 조금 원망하기도 했지요.

그런 상황에도 에일리는 <불후의 명곡2>에서 자신의 실력을 계속 알리면서 무서운 신인임을 입증하고 있었지요. 신인 여가수 라인에서 에일리는 효린-강민경으로 이어지는 불명 여신 라인을 이어받았습니다. Heaven의 음원과 지상파 무대 이후로는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에일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첫방부터 주의를 끄는 무대를 보여주며 무서운 신인임을 증명하며 커갔지요.

무대 뒤에서는 싱글싱글 웃으면서 서툰 한국말로 그냥 좋아하다가 무대 위에만 올라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무섭게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에일리는 정말 말 그래로 "무서운 신인" 이었습니다. 무대 뒤에서는 천진난만하다가 무대만 올라가면 "이건 내 무대다"하면서 무대를 장악하는 게 신인가수 같지 않았거든요.

결국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하는 동안 두 번 1위를 거머쥐며 많은 실력파들과의 경쟁에서도 인정받은 실력 있는 신인임을 제대로 증명했지요. 에일리는 항상 "신인가수 에일리입니다"라고 소개했고 신동엽도 "무서운 신인 에일리"라고 했지만, 갖춰진 실력과 수많은 무대를 통해 이미 경력을 많이 쌓은 에일리는 새 앨범으로 돌아올 이쯤에는 더 이상 신인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10월, 에일리가 컴백할 때쯤에는 여러 가수들이 컴백했습니다. 여자 솔로 중에 파급력이 강한 브아걸의 가인, 음원차트에서 강한 K.Will, 그리고 음반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동방신기 등이 컴백했지만 싸이의 엄청난 힘에 밀려서 1위를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이 중 가인과 K.Will, 미스에이 그리고 심지어 같은 소속사 가수인 이하이는 분명 싸이보다 음원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점수로 인해 지는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난주만 보더라도 같은 소속사 이하이와는 거의 6배 차이가 나는 음원이었지만, 싸이의 방송점수가 워낙 높다보니 싸이는 11주 연속 1위를 할 수가 있었지요.

사실 이 정도면 에일리도 어느 정도 힘든 조건이었습니다. 컴백한 지 이미 한 달이 넘은 상황이었거든요. 헌데 에일리의 음원을 보면 꾸준하게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10월 26일 방송부터 음원을 살펴보면 4369 -> 4890 -> 4835 -> 4963 그리고 어제 방송에서 보여준 점수는 4629로 5주 연속 꾸준한 순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음원의 여왕이라고 불릴 만큼 음원면에 있어서는 첫 싱글 "Heaven"과 마찬가지로 계속 꾸준한 성적을 거두면서 차분히 1위를 향해서 달려왔죠. 거기에 꾸준히 방송에 등장하면서 이제 방송점수까지 얻자 드디어 <뮤직뱅크>에서 싸이가 아닌, 다른 가수가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난 것이지요.

이번 기회를 통해 에일리는 "신인가수"에서 "1위 가수"로 탈바꿈했습니다. 다행히 1위를 차지한 후에도 게시판 등에 에일리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는 현상을 보고 "역시 실력이 있어야 인정받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번 1위는 에일리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말은 안 해도 1위를 하고 못하고는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뭔가 하나 정점이 있어야 하지요. 예를 들면 꾸준하게 활동하고 실력도 인정받았지만 "잔소리"로 1위를 하기 전 아이유와 1위를 한 이후의 아이유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에일리 역시 실력을 인정받고, Heaven으로 음원의 퀸으로 인정받았지만 뭔가 한방이 부족했습니다. 그 한방 중 하나를 <뮤직뱅크>를 통해 얻어냈다고 봅니다. 1위를 못한 채 그냥 활동을 끝냈음 정말로 아쉬울 뻔 했지요. 신인가수 에일리에서 이제는 1등가수로 올라선 에일리. 에일리가 드디어 비상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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