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 ⓒMBC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 수십 명을 보도국이 아닌 부서와 신천 아카데미로 발령 내 인력난을 자초한 MBC가 대선을 앞두고 지역MBC기자들을 차출할 움직임을 보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MBC는 지난 7월 18일 MBC노조의 170일 파업 복귀 이후 보도국 기자 14명을 용인드라미아, 미래전략실, 서울경인지사 등 원래 업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을 냈으며 총 4차례의 교육발령을 통해 신천 아카데미로 27명을 교육 보낸 바 있다. 이어 지난 20일 3개월 동안의 교육발령이 끝난 기자 9명을 다시 업무와 상관없는 부서로 발령을 냈다. 41명의 기자가 자신의 자리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를 취재할 인력이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측은 기자들을 엉뚱한 곳에 발령을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이진숙 MBC기획홍보본부장이 지역MBC에 대선방송을 위해 기자들을 올려 보내라고 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MBC노조는 21일 성명을 내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MBC노조는 성명에서 "각 지역 MBC는 가뜩이나 기자가 부족해 허덕이고 있는데 기사들을 올려보내라는 요구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지역MBC 관계자는 '서울 MBC가 마치 조선 시대 때 가뭄에도 공물을 수탈해 가는 못된 임금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MBC노조는 "서울 MBC직원들도 분노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특파원, 앵커, 국회반장, 법조반장 시경 캡 등을 역임한 검증된 기자들 9명이 교육발령이 끝난 후 다시 자신들의 업무와 상관없는 곳으로 발령 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천 교육대(신천 아카데미)에서 세월을 낭비하고 있는 기자들이 수십 명에 이른다"면서 "이들을 모두 업무에서 배제시켜놓고 인력이 모자란 지역 MBC 기자들을 뽑아 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호 MBC기자회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선을 앞두고 일꾼 한사람이 아쉬운 상황인데 정작 우리 조직이 키우고 만들어온 능력 있는 기자들은 엉뚱한 곳으로 보냈다"면서 "사람이 모자란 게 아니라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은데도 안 쓰고 있는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호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지역사에 부담을 강요하고 있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창식 춘천MBC지부장은 "몇 명이나 어떻게 가는 지 확정된 것은 없다. 현재 파악된 것은 이진숙 본부장이 기자를 차출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식 지부장은 "지역 각사에서 조합원들이 자율적인 결의를 통해 안 가도록 할 것이며 비조합원의 경우도 설득을 통해 막을 것"이라며 "사측이 강행할 경우 가능한 수단을 강구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진숙 본부장에게 직접 해명을 듣기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 본부장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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