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기자들의 모습을 담은 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드라마에는 방송사 뿐만 아니라 신문사의 모습도 등장한다.

한겨레는 당초 <스포트라이트>에 등장하는 신문사와 관련해 장소를 협찬할 예정이었으나 촬영을 얼마 앞둔 지난 2월, 장소 협찬을 갑작스레 취소했다. 한겨레는 지난 15일 발행한 한겨레 노보 '한소리'에서 이와 같은 장소협찬 취소 전말을 자세히 공개했다.

'한소리'에 따르면 한겨레는 <스포트라이트>에 등장하는 극중 손예진의 오빠가 신문사 기자로 나오는 것과 관련된 장면을 한겨레 2층 로비와 7층 편집국에서 촬영하도록 장소 협찬을 할 예정이었다.

▲ MBC 수목 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드라마가 끝날 때 마다 한겨레 로고를 눈에 띄게 보여주겠다고 한 것에 대해 드라마 장소 협찬이 한겨레 브랜드를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 회사 홍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촬영 전 <스포트라이트> 1~3회 대본을 확인 한 결과 취재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상한 두 언론사(방송사 vs 신문사)가 상대방의 약점을 캐며 공격하는 양상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는 것을 알게 됐다.

한겨레는 장소 협찬 취소의 주된 이유로 방송에 등장하는 '신문사 행태'를 꼽았다.

<스포트라이트>의 작가는 극중 '명성일보'를 실존하는 족벌신문 중 하나를 염두에 두고 대본을 썼다고 한다. '명성일보'는 방송사에 흠집을 내려 왜곡 과장 보도를 일삼고 사주가 편집권을 침해한다. 또한 광고 때문에 재벌 비리에 눈감아 주며 사주의 할아버지가 친일파로 드러난다.

한겨레 노보는 이와 관련해 "명백히 실존하는 일부 신문사의 부조리를 드라마로 풍자 고발하는 것은 문제가 될 게 없지만 이런 장면을 한겨레 사옥에서 찍고 한겨레 로고를 붙이는 것은 그리 유쾌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즉 시청자들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판단, 촬영 직전 사정을 얘기하고 장소 협찬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한겨레노보는 이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제작진이 차마 실제 모델인 신문사에서 촬영할 수 없어서 우리에게 온 걸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내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섭외를 진행한 데 대해서는 섭섭하기도 하다"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명성일보'의 실존 모델은 어떤 신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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