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 학력논란 이후 한 가지 유행이 생겼습니다. 어떤 연예인이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XXX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고 카페를 만드는 것이지요. 그 시작은 타블로의 학력 위조와 관련된 "타진요" 즉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였습니다. 이후 지연 사건 때 "지진요"가 나왔었고, 티아라 사건 때 역시 "티진요"가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아이유 사건과 관련해서 "아진요"가 등장했습니다.

"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소위 말해 "아진요"의 등장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그들이 원하는 진실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서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일단 아진요의 목적부터 생각해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타진요는 "학력 위조 근절", 티진요는 "왕따 근절"이라는 거창한 목적이라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목적은 그저 명분이었고 타진요는 "타블로 죽이기", 티진요는 "티아라 보내기"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아진요의 목적은 대체 무엇일까요? 최소한 타진요나 티진요만큼의 목적이라도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원하는 답은 그저 "아이유는 순결했는가?"하는 것입니다. 아니 도대체 아이유가 순결했고 안 했고를 알아서 뭘 어쩌겠다는 말입니까?

하다못해 타진요와 티진요의 동기가 옳았더라면 "학력 위조 금지", "왕따 근절"에 도움이라도 되었을 것입니다. 근데 아이유의 관련해서는 개인의 열애사에 간섭하는 것 정도밖에 되지 않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장난같습니다.

도대체 이 사이트는 그저 아이유 하나 잡아보겠다는 것 이외에는 딱히 목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막말로 그들이 진짜 밝히기 원한다는 진실 "아이유는 순결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서 대체 뭐에 써먹겠다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유가 순결하지 않은 것 하고 그게 본인들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명분조차 없으니 회원 수도 적고 (타진요나 티진요에 비해서), 그저 가십거리 만들어내고 아이유를 끌어내리는 것 이외에는 목적이 없어 보입니다. 사실 아이유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도 딱히 이유도 없어 보입니다.

배신? 배신은 무슨 얼어 죽을 놈의 배신인가요? 언제부터 아이유가 배신 운운하는 사람들의 여친이고 소유물이었던가요? 소위 말해 배신드립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아이유를 자신만의 여신으로 여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녀 컨셉을 앞세워서 순진한 척 했다? 아이유에 대해서 어설피 아는 사람들이 소녀 컨셉 운운하는데 소녀 컨셉만 소화한 건 아닙니다. 1집 미아는 발라드였습니다. 잘 만들어졌지만 처참하게 외면당했죠. 2집 Boo 때는 약간 관심을 가졌지만 그리 미미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절에 아이유의 유일한 섹시 컨셉이 나왔습니다. 이 시절에 아이유도 "꿀벅지" 대열에 잠깐 합류했었지요.

뿐만 아니라 좋은 날 이후에도 그 여세를 몰아 "나만 몰랐던 이야기"로 돌아왔으나, 아무리 대세였던 아이유의 노래였어도 반응은 좋지 않았지요. 아이유와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결과적으로 아이유가 이런저런 컨셉을 시도해봤지만 대중의 반응이 좋았던 게 "잔소리" - "좋은 날" - "너랑 나"로 이루어진 소녀컨셉 3단계였던 것입니다. 이걸 아이유에게 "소녀 컨셉을 앞세워서 순진한 척 했다"라면서 그것으로 인기를 누렸다고 따질 수 있는 것일까요? 정작 발라드 컨셉 심지어 섹시컨셉에도 별 반응을 안 하던 사람들에게요.

최근 방송에서 아이유는 여자 연예인으로서는 조금 꺼릴 법한 연애 이야기나, 야동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털어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유가 뭘 그리 순진한 컨셉을 내세웠다며 그것을 가지고 따지는지 이해조차 되지 않는군요.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아진요는 물론이며 이 기회에 아이유를 보내버리려는 사람들은 그저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던 아이유에 대한 환상이 깨지니까 분풀이하는 수준의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은혁의 팬들이 "은혁에게 피해를 준 아이유가 경솔했다"라고 말한다면 어느 정도 정당한 비난이 될 것입니다만 그 역시도 도를 넘어선 수준은 안 되겠지요. 그나마 이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비난이며 그 점에 대해서는 아이유 측이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내용으로 아이유가 비난받을 건 없습니다. 물론 이 계기로 실망한 팬들도 상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그냥 아이유 그 자체나 혹은 아이유의 음악과 재능을 좋아하는 팬들이기보다는 그저 아이유를 어떤 여성으로 보고 있었는데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을 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유를 어떻게 여겼는지는 그들의 자유일 테니까요. 허나 심한 욕설을 퍼붓거나 루머들을 내세워 그녀를 보내려고 하는 행동은 안 되겠지요.

환상에 깨져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그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건 아닌지, 아니면 사진 한 장 가지고 너무 소설을 쓰면서 억측을 부리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소속사의 말은 무조건 틀리고 아이유와 은혁은 그렇고 그런 관계다만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맞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사건은 아이유에게 엄청난 사건이 될 것입니다. 사진 한 장이 이렇게 모든 것을 한방에 무너뜨릴 줄은 아이유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며, "이미지"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면서 새삼 깨달았을 것입니다.

물론 아이유에겐 재기할 수 있는 실력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아이유가 이제 귀여운 소녀 컨셉을 버리고 섹시로 갈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아이유가 꼭 그래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굳이 소녀 컨셉을 버려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환상을 깼다고는 하지만 아이유가 정확히 잘못한 건 은혁에게 어느 정도 피해를 줬다는 것 그 하나이기 때문이지요.

데뷔 이후 커다란 어려움이 없었던 아이유에게 이번 일은 최대의 위기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이유가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반드시 재기했으면 합니다. 그냥 여기서 무너지기에는 너무나 억울하기 때문이지요. 아이유가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더 단단해지고, 더 훌륭한 가수로 컸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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