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시즌1은 그저 얼굴만 보고 좋아했던 걸그룹 몇몇 멤버들의 외모 이상의 다른 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도 보면 볼수록 편한 느낌을 주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애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즌2는 시즌1처럼 마음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형보다 나은 아우가 없다더니 그런 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즌2는 시즌1에 비해 관심을 쏟지 못했지만,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일단 시즌2에서 MC진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던 점이 미안했습니다. 그런 MC들 아래서 스스로 살길을 찾아가며 심지어 MC를 먹여 살려야 하는 그런 멤버들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군요.

이수근-지현우는 MC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둘을 비교하자면 지현우가 조금 나은 편이었습니다. 멤버들과 어울리기는 했었거든요. 아이들을 이끌어야 하는 MC들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현상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던 게 미안했던 첫 번째 이유입니다.

두 번째 미안했던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잡지 못한 정체성 때문이었습니다. <청춘불패> 시즌2를 살펴보면 뭘 하고자 했던 것인지 아직도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예능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아니면 다큐식의 리얼을 찍기를 원했던 것인지요. 시즌1만 해도 중간을 오가며 나름 소소한 웃음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시즌2는 예능도 아니고 다큐도 아니었습니다. 시즌1에서 일을 할 때는 일하는 이유가 있었고, 일을 하는 과정도 있었으며,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일하는 면이 그려지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시즌2는 "영광의 일꾼"이라는 것을 만들고 다짜고짜 일을 시켰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안 하면 완전히 스튜디오 식의 예능을 추구했습니다. 전문 예능인도 아닌 걸그룹 멤버들이 농촌을 배경으로 게임을 하면서 웃겨야 하는 그러한 상황에 놓이자 예능을 해도 별로 웃긴 모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균형을 잡지 못했고, 자연스럽기보다는 억지스러운 면이 많이 그러졌습니다.

결국에는 시즌1에서 벗어나 <청춘민박>으로 바뀌면서 고유한 맛마저 사라졌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청춘불패> 시즌2는 어떠한 틀이 없이 그저 한 회를 어떻게 웃길까에만 급급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레스토랑의 고유한 맛을 내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데, 단지 그 순간을 위해서 라면, 피자, 햄버거 등 급하게 아무거나 꺼낸 듯한 느낌을 준 것이죠.

대부도라는 장소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정체성과 연결되는 면입니다. 같기도의 "이건 시골도 아니고 도시도 아니여"의 중간이 대부도였습니다. 마을 주민들도 시골적인 느낌이 없었고, 전체적으로 시골이 아니었기에 뭔가 녹아들어갈 만한 그러한 요소가 확실히 부족했습니다.

시즌1의 푸름이, 유치, 청춘 + 불패를 비롯하여 이장님, 로드리, 김순이 할머니 같은 분들이 나오기가 힘든 세팅이 바로 대부도였던 것이지요. 사실 시즌2의 정체성이 형성되기 힘들었던 것도 이 대부도라는 장소 미스캐스팅이었을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춘불패2>는 없어지고 그저 시간 때우는 예능이 나왔을 뿐입니다. <청춘불패2>는 시즌1도 아니고, 패떴도 아니고, 1박2일도 아닌 애매한 프로그램으로 바뀌어버린 것이었지요. 남자아이돌이 매주 게스트로 나왔을 때는 엠넷의 <아이돌이 떴다>의 느낌도 받았습니다.

결국 장소 미스캐스팅과 역량이 부족한 MC가 조화를 이뤄 정체성 없는 프로그램이 나오니, 그나마 예능감 있는 아이돌도 헤매고 예능감이 없는 아이돌도 한참을 헤매게 된 것이지요. 시즌1의 간판이었던 유리, 하라와 시즌2의 수지, 지영을 활용하는 면에서도 얼마나 차이가 났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청춘불패2>가 이제 한 2주간의 에피소드를 남겨두고 있는데요. 마지막 2주간은 함께 하며 미안했던 감정을 나누고자 합니다. 또한 어려운 전망이지만 이번의 아픔에서 교훈을 얻어 제대로 된 시즌3가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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