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고발 보도를 가로막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을 향해 MBC <시사매거진 2580> 제작진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시사매거진 2580>기자들은 6일 성명을 내고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 심원택 시사제작2부장 ⓒMBC노조
<시사매거진 2580>은 파업 이후 지난 8월 19일부터 방송이 재개 됐지만 안철수 후보에 대한 취재, 4대강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의 담합과 비자금 조성, NLL 심층 취재 등의 아이템이 취재 불가 판정을 받았다. 또 삼성이 노조 관련 직원들을 사찰했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3시간 분량의 녹취록까지 작성했으나 보도에 반영되지 못했으며 80년대 군부 치하 고문 피해자들에 대한 내용 역시 취재 아이템으로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580기자들은 성명에서 "MBC 대표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시사매거진 2580>이 위기에 처했다"면서 "사회의 부조리와 비리에 대한 고발을 본령으로 삼아온 프로그램이 정작 정치 권력과 거대 자본의 횡포에 대한 비판 보도가 거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580 기자들은 "심원택 부장은 어떻게든 사회 비판, 고발 기사의 비중을 줄이기 위해 연성아이템을 하나 이상 넣으라 상식 밖의 주문을 하고 있다"며 "아이템 최종 편집권한을 악용해 2580역사상 찾아볼 수 없는 해괴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2580 기자들은 방송 순서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한 회에 3꼭지씩 방송되는 <시사매거진 2580>은 중요하고 사회적 함의가 큰 고발 기사를 앞부분에 배치하고 문화기사를 마지막에 두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방송에서는 MB정부의 자원외교를 다룬 '헛돈 쓴 유전개발'이 가장 마지막 꼭지로 밀렸으며 21일에는 '투표시간 연장 논란' 기사 역시 마지막에 방송됐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삼성의 노조원 사찰 문제를 다룬 '지대위를 아십니까'가 가장 늦게 방송됐다.

2580 기자들은 "현재 2580에서 기자적 양심과 상식에 입각한 가치 판단이 불가능한 사람, 모든 기사에 왜곡된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은 심원택 부장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심원택 부장은 사내 게시판에 이날 기자들의 성명에 대한 답글을 올렸다. 심원택 부장은 "물러날 의사가 전혀 없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데스크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심원택 부장은 2580의 문제점을 지적한 MBC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에 대해 "머리는 없고 괄약근만 살아있는 하등동물을 상대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폄하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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