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만났습니다. 바로 박해진을 사이에 두고 사랑쟁탈전을 벌이는 최윤영과 박정아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사실 처음엔 박해진과 최윤영 사이의 장난스러운 만남이 시청자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보영, 이상윤 커플의 뒤를 이어 많은 사랑을 받을 조연커플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최윤영은 쉽게 러브라인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박해진에게 사랑고백만을 남긴 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유학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도 최윤영에게서 박해진을 잊지 못하게 했고, 최윤영은 돌아오자마자 박해진을 만나기만을 기다리며 박해진이 레지던트로 근무하는 병원에 자원봉사자로 박해진과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두 사람의 만남이 쉽게 이어지면 드라마가 아니겠죠? 안타깝지만 박해진에게는 같은 병원 동료 레지던트 박정아가 있었고, 그에게 최윤영은 3년이 지난 오늘도 그저 술 취해 정신 못 차리던 꼬마 여대생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알 리 없는 최윤영은 박해진에게 고백을 했고 당연히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찾아간 박해진의 집에서 천호진을 만나 최윤영은 박해진의 여자친구가 자신과 친한 박정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좌절모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가기 싫은 유학을 간 이유가 오로지 박해진 때문이었는데 돌아와 보니 박해진에게 여자친구가 있고 또 그 여자친구가 자신이 잘 아는 박정아라는 사실이 아마 무척이나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박해진을 포기하려 마음을 먹은 순간 최윤영의 머릿속에 한 가지 스쳐가는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박정아의 어머니가 한 말이었습니다. 결혼까지 사업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강기범의 아내는 이상윤과 이보영의 결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고, 박정아만큼은 최고의 집안과 결혼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최윤영은 은근하게 박정아와 박해진의 결혼 가능성을 어머니를 통해 엿보기 시작했습니다. 최윤영의 어머니는 배가 아프다는 듯 박정아과 선 볼 남자의 집안을 이야기하며 부러움을 표시했습니다. 이에 최윤영은 "그럼 미경이 언니(박정아)는 연애결혼 못 하겠네"라고 물었고 이에 최윤영의 어머니는 "아들한테 뒤통수 맞았는데 딸한테 또 맞으리?"라고 말하며 박정아만큼은 거의 100% 선을 봐서 결혼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최윤영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습니다. 이렇게 박정아의 예고된 고통에 미소를 보인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최윤영은 자신이 박해진을 구해낼 유일한 여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윤영은 스스로의 믿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더 하였습니다. 최윤영은 "남자 하나는 아주 끝내주고 훌륭해도 안 될까?" "만약 미경이 언니가 마음에 안 드는 남자 만나면 어떻게 될까?"라고 물었고 최윤영의 어머니는 "미경이는 감금, 그 남자는 목줄이 댕강"이라고 말하며 최윤영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고 최윤영은 박해진을 포기하려는 마음을 고쳐먹고 박정아와 사랑의 연적이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리고 최윤영은 박정아에게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박정아에게 왜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며 자신의 본심을 전달했습니다. 최윤영은 "먼저 제가 왜 이 병원에서 자원봉사하는지 이야기할게요. 여기에 내가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거든요. 이상우 오빠요"라고 말했고 박정아의 표정은 굳어졌습니다. 이에 박정아는 표정이 바뀐 채 최윤영을 끌고 계단으로 올라갔고 누가 봐도 어이없는 선전포고를 하는 최윤영에게 다그치며 이야기했습니다. 박정아는 "너 다시 말해봐, 뭐라고, 나한테 뭘 해 선전포고? 야, 남의 남자친구 그것도 아는 언니 남자친구 뺏어보겠다고 하는 게 뭐니, 이건 패륜 막장이야"라고 말하며 어이없는 선전포고에 화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박정아의 대응도 지금 반쯤 박해진에게 미쳐있는 최윤영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최윤영은 박정아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하자 "사귄 건 언니가 먼저지만 좋아한 건 제가 훨씬 더 먼저에요."라고 말하였고, 이에 박정아는 조금 당황했지만 좋아하면 뭐 하냐, 사귄 건 우린데라고 말하며 최윤영의 말도 안 되는 선전포고를 접게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윤영은 "언니네 부모님이 상우오빠 알아요? 말씀드리면 바로 허락받을 수 있어요?"라고 물으며 박정아의 약점을 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박정아는 아무 대꾸도 못하였고 최윤영의 말에 말려들고 말았습니다.

사실 박해진의 여자친구로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넘겨버리면 그만인데 말이죠. 그러자 최윤영은 이때다 싶었는지 "언니 사랑은 무책임하고 비겁해요"라고 말하며 박정아의 사랑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며 박정아를 협박하였습니다. "상우오빠보다 먼저 언니네 부모님에게 허락받으세요. 그 다음에 상우오빠에게 고백해요. 상우오빠 언니 정체 아는 것도 충격일 텐데, 언니 부모님까지 감당시킬 자신 있어요? 나는 상우오빠가 언니네 부모님에게 어떤 수모 당할지 다 아니까 언니에게 상우오빠 보낼 수 없어요" 라고 말하며 박정아에게 제대로 선전포고를 했고 이에 박정아는 어이가 없어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으니 바로 최윤영의 말이었습니다.

사실 박정아도 자신이 재벌 외동딸이라는 것을 밝히는 것보다 자신의 부모님에게 박해진을 허락받는 게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테니 말이죠. 그리고 최윤영이 박정아에게 부모님에게 먼저 허락받지 않으면 자신이 가서 말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이에 박정아는 박해진에게 가해질 해를 생각해 최윤영의 '선전포고'를 받아주었습니다. 하지만 최윤영을 보내고 박정아는 그야말로 '멘붕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박해진에게 밝혀야할 게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최윤영과 박정아를 보면서 어쩌면 어이없는 선전포고이고 말도 안 되는 사랑쟁탈전임에도 불구하고 귀엽고 밉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먼저 좋아했다는 이유로 박해진과 결혼까지 할 생각이 있다고 말한 박정아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최윤영의 모습은 실제로는 있어서는 안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그려졌던 최윤영의 캐릭터 때문인지 박정아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최윤영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고 또 이 말에 땀을 흘리며 반응하는 박정아의 모습도 무척이나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상윤과 이보영 앞에 나타난 사랑의 연적 장희진과 최윤영의 대조적인 모습이 비교되며 드라마를 보는 재미 하나가 더 생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캐릭터로 인해 다른 긴장감으로 그려지는 두 커플의 모습이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내 딸 서영이'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 아닐까하는 싶습니다. 사실 드라마가 한 방향으로만 흘러간다면 금방 지루해지고 앞이 뻔하게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내 딸 서영이'는 같은 상황임에도 비교되는 캐릭터를 통해 다른 느낌의 드라마 두 편을 보고 있는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점이 바로 '내 딸 서영이'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뒤를 이어 '국민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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