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원택 시사제작2부 부장 ⓒMBC노조
심원택 MBC 시사제작2부장이 사내게시판에 '인혁당 사건에 두개의 팩트가 존재한다'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4.9통일평화재단, 민청학련운동 계승사업회 등 61개의 단체가 참여한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이하 민주행동)은 “박근혜 후보의 ‘두개의 판결이 존재한다’는 발언을 연상 시킨다”며 심원택 부장을 규탄했다. 민주행동은 2일 성명을 내고 "심원택 부장은 고문 조작이란 사실과 고인들을 매도하고 능멸하는 거짓 주장을 동급으로 비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MBC가 지난 1일 특보에 전제한 심원택 시사제작 2부장 해명글. 심 부장은 "인혁당 사건에 두 가지 팩트가 존재한다"면서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이 친북활동을 한 것 또한 사실이라는 주장이 있다"고 밝혔다.

심원택 부장은 지난달 31일 MBC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가 지난달 28일 방송된 <시사매거진 2580>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사내게시판에 관련 해명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심 부장은 인혁당 사건에 대해 "고문에 의해 진술된 내용은 증거의 효력이 없어 무죄라 것과 인혁당 관련자들이 당시의 법을 무시하고 친북활동을 한 것 또한 사실이라는 주장 등 두 가지 팩트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시사매거진 2580> ‘정치, 극장에 가다’ 꼭지에서 <유신의 추억>에 대한 내용 중 지난 달 23일 열린 국회도서관 시사회 영상, 그 자리에서 인혁당 사건 피해자인 고 우홍선 씨의 부인이 당시 신문광고를 낸 것을 공개하면서 했던 발언과 인터뷰가 제외된 채 방송된다. 처음에는 유족 인터뷰 부분만 제외 됐지만 방송 당일 심 부장은 나머지 부분까지 들어내 버렸다.

심 부장의 글에 대해 민주행동은 "인혁당 재건위 조작사건 희생자들이 당시 법을 무시하고 친북활동을 한 것이 사실이란 이야기는 도대체 주장인가 팩트인가"라며 "친북활동을 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고 고문 조작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어낸 가해자들의 또 다른 거짓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일부 희생자들이 시국에 관심을 갖고 조국의 앞날을 걱정한 게 법을 무시하고 친북활동을 한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달 28일 방송된 '시사매거진 2580' 화면 캡쳐

민주행동은 "(심부장의 주장은)오랜 세월 피눈물 속에 고통 받으며 살아온 유족들의 가슴에 또 다시 못박는 것"이라면서 "고문조작이란 사실과 고인들을 매도하는 거짓 주장이 동급으로 대비되는 팩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공중파 방송 시사프로그램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인 불상사"라고 주장했다.

민주행동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잣대로 뉴스를 농단해 방송을 망가뜨리고 있다"면서 "김재철 사장과 심원택 부장을 비롯해 MBC를 농단하고 있는 책임자들 사죄하고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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