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광우병대책회의)는 27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시위에 대한 폭력진압 중단과 연행자 석방을 촉구했다.

광우병대책회의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은 약 70여명의 경찰들이 기자회견장 주변을 둘러싸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 광우병대책회의는 27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시위에 대한 폭력진압 중단과 연행자 석방을 촉구했다. ⓒ송선영
사회를 맡은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대법원 판례에도 기자회견은 집회가 아니라고 되어 있는데도 경찰은 기자회견을 막고 있다"면서 "경찰은 더 이상 기자들의 취재의 자유와 국민들의 알권리를 막지 말라"고 경고했다.

광우병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도 "시민들이 한 달여 동안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하고 있지만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여론이 잦아들기만 바라고 있다"면서 "독선과 오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실장은 이어 "시민들을 불구속입건한 경찰은 5,6공 시절 당시 불명예스러운 경찰의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한 뒤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대한민국 경찰에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27일) 새벽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반대 시위 도중 경찰에 연행된 29명 중 한 명이 고3 여학생으로, 경찰이 이 학생을 학교에 가지 못하도록 한 채 구금 조사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청소년단체 회원인 김종민씨는 이와 관련해 "경찰이 고3 여학생을 학교도 가지 못하게 했다"면서 "어른들의 경우 경찰을 벗어나면 그걸로 그만이지만 청소년의 경우 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 여학생이 서대문경찰서에서 학교도 가지 못한 채 구금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서에는 수많은 항의전화가 빗발쳤으며 경찰청 홈페이지에는 많은 네티즌들의 항의 글이 올라왔다. 결국 여학생은 이날 오후 1시 즈음에 훈방 조치됐다.

▲ 기자회견 도중 추최측인 광우병대책회의 관계자와 경찰 관계자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송선영
광우병대책회의는 기자회견문에서 "경찰 당국에게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정당한 요구에 대한 폭력진압을 중단하고 지금 당장 연행자를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며 "폭력진압으로는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어 "잘못된 쇠고기 협상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재협상에 나서는 것만이 시민들의 거리행진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주변을 둘러싼 채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서는, 회견 중간 중간 경찰 관계자가 등장해 주최 측과 마찰을 빚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을 경찰 측에서 불법으로 규정해 기자회견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장에는 백승엽 서대문경찰서장이 직접 나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기에 정상적인 기자회견이 아니다"면서 "강제로 해산할 것을 중대 경고한다"고 수차례 밝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우리나라 법 어디에도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지말고 구호를 외치지 말라는 부분이 없다"며 "기자회견은 기자들과 시민들과의 소통의 장"이라며 경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안 팀장은 "이제껏 기자회견을 불법으로 간주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경찰서장이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와 불법을 운운할 만큼 한가한가 보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 이날 경찰은 7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기자회견장 주변을 둘러쌌다. ⓒ송선영
한편 경찰은 서울 청계광장 등에서 지난 2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주최해 온 5개 단체 대표·책임자·관리자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대상은 '2MB 탄핵 투쟁 연대' '광우병대책회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다함께' '미친소닷넷'등 관계자 10명으로, 경찰측은 다음달 2일까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하는 출석요구서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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