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집행부가 김재철 사장 해임에 촉구하며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MBC노조는 29일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김재철 해임촉구 삭발식 및 기자회견’을 열고 MBC노조 집행부 4명의 삭발식을 가졌다.

MBC노조 조합원을 부문별로 대표하는 김민식 편제부위원장, 김인한 기술부위원장, 이창순 보도부위원장, 정세영 영상미술부위원장 등 4명의 부위원장이 삭발에 참여했으며 이들과 박미나 경영부위원장은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철야 농성에 돌입한다.

▲ MBC노조 김민식 편제부위원장, 김인한 기술부위원장, 이창순 보도부위원장이 삭발식을 단행했다. 이들은 내달 1일 열리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처리하도록 촉구했다. ⓒ김도연

MBC노조는 지난 27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철회되자 이에 반발, 투쟁수위를 높이기로 지난 주말 집행부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김재철을 몰아내고 공영방송 회복하자”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MBC는 170일 동안의 파업이 끝나고 난 이후 내부갈등이 더 심각해졌다. 사측은 파업 복귀 첫날 조합원들을 자신의 분야와 상관없는 곳으로 전보조치를 내리고 대기발령자들에게 교육발령이라는 미명하에 MBC아카데미에서 ‘브런치만들기’교육을 시키는 등 부당한 인사조치를 잇따라 단행했다. 현재 100여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파업전 업무에 복귀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또 트로이 컷 프로그램 설치, 고화질 CCTV 설치 등을 사내 구성원을 불법 사찰 의혹도 받고 있다. <PD수첩>은 작가 6명 전원해고 조치로 인해 여전히 방송되지 못하고 있으며 MBC <뉴스데스크>는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삭발한 김민식 편제부위원장은 “지난 주 방문진에서 김재철 해임안이 철회되었다. 더 보충해서 상정한다고 하는데 무엇이 부족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식 부위원장은 “저희가 공영방송 회복을 위해 해온 노력 중 어떤 것이 부족했는 스스로에게 물어봤다”면서 “이제까지 하지 않았던 단식, 삭발 등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단식을 하는 것은 싸움을 마무리하는 수순이 아니라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영하 MBC노조 위원장은 “오늘 조합원을 부문별로 대표하는 부위원장 5명이 끝장단식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방문진이 해임안을 올려놓고도 결국 11월 1일까지 순연시키는 상황을 초래했다”면서 “가결도 부결도 부담되니 결정해야할 당사자들이 차일피일 미뤄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만약 이번 주 목요일에도 처리 안하면 부결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오늘은 그 의지를 천명하는 선포식”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앞으로의 투쟁은 집행부가 중심이 돼 이 사태를 국민들에게 명확히 알리기 위한 끝장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문진은 더 이상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지 말고 결단을 내려라”고 촉구했다.

MBC노조는 오는 30일 오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철 해임안 처리를 촉구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회 이사들은 여야 6대 3구조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해임안 가결을 위해서는 여당추천이사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김재철 사장 해임여부의 키는 박근혜 후보로 대표되는 새누리당이 가지고 있다”면서 “박 후보가 김재철 사장과 끝까지 함께 갈 것인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