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PD협회는 "마치 'KBS를 제일 잘 망가뜨릴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경연대회가 열리는 느낌"이라며 "제일 잘 망가뜨릴 사람이 사장이 돼야 하는 이 상황이 너무도 암담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후보들의 자격도 문제지만 이런 인사들을 놓고 차기 사장 선임에 들어가겠다는 이사회의 태도 역시 심각성을 더해준다"며 "(사장 선임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 등에 대해 아무런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절차가 계속된다면 차기 사장 역시 '낙하산'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독립적인 사장선임 절차를 마련하고 여야 추천 이사들 간 '합의'에 의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영방송사 사장을 선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물으며 "여권 이사들은 (오는 26일 임시이사회 이전에) 독립적인 사장 선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야당 추천 KBS 이사들에 대해서도 "'보이콧'을 선언했다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이사회에 참여해서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차기 사장의 임기 3년은 KBS가 정권의 나팔수에서 진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며 "만약 이사회가 사장 선임을 그대로 강행한다면 기자, PD협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BS 양대 노동조합은 25일 오전 KBS 신관과 본관에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농성천막을 설치하려 했으나 이를 청경들이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나서 충돌이 벌어졌다. 새 노조는 25일 오후 성명을 내어 배후에 길환영 KBS 부사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새 노조는 "노사문제의 실질적 최종 책임자는 부사장이다. 그는 이미 지난 파업 때 명색이 부사장이라는 사람이 직접 나와 본관 앞 강제 천막 철거를 지휘해 비난과 비웃음을 산 적이 있다"며 "이런 만행을 저지르면 청와대나 새누리당에서 점수를 많이 따 사장에 등극하리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노조는 "불신임 88%에 사람들이 부사장이라는 직함마저 붙이기를 혐오할 정도로 신망이라고는 1%도 없는 인물에게 굴복할 만큼 우리는 어리석지 않다"며 "길환영 부사장은 사장이 될 자격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