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미국 쇠고기 수입을 비판하는 내용의 노래 '미친 소 아리랑'의 작사가 김경원씨(공연기획가·아리랑되찾기 100인회 회장)는 지난 8일 '이상한' 일을 당했다.

김씨는 '미친소 아리랑' 노래 가사를 지인 600여 명에게 야후 이메일을 통해 보냈으나 이후 지인들이 (김씨에게) 보낸 '응원성' 답변 메일이 송두리째 없어졌기 때문이다.

"'미친소 아리랑' 노래 응원 메일이 송두리째 없어졌다"

▲ 포털사이트 야후(http://kr.yahoo.com/) 홈페이지
김씨의 야후 메일 받은 편지함이 갑자기 없어진 것은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경. 김씨에 따르면, "가사내용이 절묘하다" "이 노래를 어서 배포하자" "나도 부정부패를 못봐주겠다"는 등 '미친소 아리랑' 노래를 응원하는 메일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주위 사람들한테 내 노래에 대한 응원메일이 갑자기 삭제됐다고 얘기했더니 다른 이들도 야후가 요즘 탄압(?)하고 있다고 얘기하더라. 댓글에도 내 이야기를 남겼더니 '내것도 삭제된 적 있다' '야후도 좀 이상하다'는 동조 의견이 많았다"며 야후 측의 '신종 언론탄압' 가능성을 주장했다.

김씨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8일 오후 1시경에 야후 측에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누군가로부터 도용당한 것 같다'고만 말하고, 제대로 답변해주지 않았다"며 "야후 측에서 보관하고 있는 편지라도 다시 받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들도 어쩔 수 없다고 잘라서 말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야후가 내 메일을 지켜봤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사이버 수사대에 문의해야 할 지 고민 중"이라며 분노를 터뜨렸다.

"찬성 올라가다가 갑자기 0되는 걸 두눈으로 똑똑히 봤다"

이외에 김씨를 비롯한 일부 네티즌들은 야후의 '댓글 조작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ID leehs4230은 5월 21일 이데일리 <이대통령 "1~2년만 참아달라는 말씀 솔직히 드리고 싶다>에 "왜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장에 미국 축산업자들이 맨 앞줄에 앉아 있었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는데 댓글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ID goldvop는 5월 24일 노컷뉴스 <이명박 정부는 영혼없는 과학자가 되라 한다>에 "야후가 권력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야후를 10여년간 사용했는데 당분간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김씨 역시 "지난 17일 오후 야후 미디어에 댓글로 노래가사를 실명으로 올렸다. 게재되자 마자 찬성 투표수가 11,12까지 올라가는 걸 분명히 봤다. 그런데 갑자기 0이 되는 걸 두눈으로 똑똑히 봤다"며 야후의 '조작'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 5월 21일 이데일리 <이대통령 "1~2년만 참아달라는 말씀 솔직히 드리고 싶다">에 달린 댓글. 아이디 leehs4230은 "제가 쓴 글이 자꾸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 5월 24일 노컷뉴스 <이명박 정부는 영혼없는 과학자가 되라 한다>에 달린 댓글. 아이디 goldvop는 "야후가 권력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느낌이 든다"며 "야후를 10여년간 사용했는데 당분간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야후의 전산망이 광우병에 걸린 소의 뇌처럼 뻥 뚫리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냐"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한 분노를 느낀다. 이정도 패러디 노래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현재의 권력이 그만큼 자신없다는 반증 같다"고 주장했다.

야후 "개인 메일 안 건든다" "댓글 삭제의 이유는 욕설, 도배 때문"

하지만 야후 측은 김씨를 비롯한 일부 네티즌의 '신종 언론탄압'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야후 측은 김씨의 '응원성 편지 삭제건'에 대해 "개인의 메일을 우리가 왜 함부로 건들겠느냐"며 "개인의 메일은 원래 회사 측에서 별도로 보관하지 않는다. 본인이 경찰의 사이버범죄민원상담팀에 직접 신고해야 한다"고 '신종 언론탄압' 가능성을 일축했다.

야후 측은 "정부 비판한다고 댓글을 삭제한 적 없다"며 "왜 댓글이 삭제됐느냐고 문의하는 고객들도 별로 없다. 댓글이 삭제된 분들은 자신들도 왜 삭제됐는지 알고 있다. 욕설, 특정 ID거론을 통한 상대방 비방, 도배 등을 했기 때문"이라고 '댓글 조작'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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