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가 지난 16일 단행한 조직개편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OBS는 '1실 3본부 6국 3총국'을 '1본부 5국'으로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조직개편 실시했다. OBS는 매년 매출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 위기까지 거론되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2일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종오 대표이사와 김인평 부사장이 자진 사임하기도 했다.

▲ OBS 사옥ⓒOBS

OBS의 이번 조직개편은 조직을 축소시킨 후 긴축 경영을 실시해 경영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최동호 총괄본부장은 조직 개편에 대해 "우리 조직이 전체 매출액에 비해 방대한 부분이 있다"면서 "조직을 슬림화해 우리 지역에 충실한 지역방송으로 적당한 조직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동호 총괄본부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이후 증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경영방침을)바꿨다"면서 "콘텐츠에 투자를 해 경쟁력을 높이면 좋겠지만 돈을 쏟아 붓는다고 경쟁력이 쉽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직을 좀 추슬러 다시 점검해보자는 것"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조직 개편을 두고 내부구성원들은 "무엇을 위한 조직 개편이냐"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OBS노조는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대안없는 긴축 경영은 빈곤의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라며 비판했으며 OBS방송기술인협회와 OBS PD 협회도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무엇을 위한 조직개편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OBS노조는 23일 노보에서 "조직개편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어떤 비전이나 방향을 찾을 수 없고 조직 질서만 무너뜨렸다"면서 "OBS 생존과 직결되는 콘텐츠 강화를 위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OBS노조는 "비전 없는 긴축경영은 OBS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면서 "콘텐츠 강화를 바탕으로 한 근본적인 생존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또 OBS노조는 "이번 조직개편은 사규도 정면으로 위반했다"면서 "사측은 노조의 동의도 거치지 않은 개정 사규를 근거로 평사원들을 대거 팀장으로 발령냈다"고 밝혔다. 박철현 OBS노조 사무국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보도국 같은 경우 일선 취재 현장에서 일해야 할 사원을 팀장으로 임명해 현장인력을 축소시켰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취재 역량을 약화시키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박철현 사무국장은 "회사가 조직개편이나 이에 따른 인사발령을 할 때 불가피한 사항이 있으면 조직원들에게 사전에 이해나 동의를 구하고 추진해야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전격적으로 밀어 부치는 것은 노조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국장은 "(이번 조직 개편이) OBS가 자립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가는 데 제대로 된 처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OBS노조는 조직개편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OBS노조는 오는 25일 예정된 노사협의회에서 이 사안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철현 사무국장은 "노사협의회에서 사규위반 부분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조직개편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며 "회사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향후 투쟁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노사협의회에서 대화를 해보고 난 후 투쟁 방향에 대한 노조의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