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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쥐들의 외통[기고] 완군 / 라이타애호가
[기고] 완군 / 라이타애호가 | 승인 2008.05.26 12:58

2MB는 외통장군이다.

‘촛불’이 굳센 의지와 용기로 도로를 덮쳤고, 검경은 혼자 놀기의 진수를 선보이시려는지 술래도 없는데 홀로 ‘얼음땡’을 한다며 공안 놀이로 비장하다. 불법시위를 엄단하고 주동자는 구속하겠다던 요란이 심상치 않더니 길에 모여 구호를 외치던 시민 68명을 강제 연행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더니 짱구도 못 말릴 검경의 몹쓸 습관이다.

2MB가 ‘사과’랍시고 담화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이 ‘포고’가 된 셈이다. 애둘러 ‘소통’을 강조하는 척 했지만, ‘진압’을 선택한 셈이다. 기로에 섰다. 2MB는 스스로 해법을 포기하는 정치, 관용을 외면하는 정치의 ‘외통수(-通手)’에 걸려있다.

외통수(-通手)는 장기에서 장군을 불렀을 때, 왕이 꼼짝 못하고 외통장군이 되게 두는 수이다. 외통수는 장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체스에도 있는데, 체스에서는 이를 'checkmate'라고 한다. 원래 이 단어는 ‘Shah Mat’이라는 페르시아어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는데, 그 본래 의미는 ‘왕이 서거했다(The King is dead.)’는 뜻이다. 외통수와 관련한 또 한 가지 재미난 표현은 프랑스 소설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여러 마리의 쥐들이 꼬리가 엉키면 꼼짝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소위 ‘쥐들의 외통’이라고 한다.

   
  ▲ 지난 2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쇠고기 반대집회가 이어졌다. ⓒ민임동기  
 
이쯤 되고 보니, 독불장군, 쥐박이로 불리는 2MB가 ‘외통수’가 걸려든 것은 예정된 운명이라는 생각도 든다. 후퇴가 안 되는 2MB의 졸(卒)들이 ‘돌격! 앞으로’를 외쳐대고 있지만, 소녀들이 ‘장군’을 선창하자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밤새도록 목이 터져라 ‘장군’을 부르는 상황까지 왔다. 졸(卒)로는 결코 막을 수 없는, 처절한 외통수이다. 
 
2MB, 성공하지 못할 이미 실패한

허니문(임기초 정권과 언론의 암묵적 협조기간)을 다녀오지 못하고, 취임 3개월 만에 지지율이 20%로 주저앉은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니 수구 언론과 우익 단체들도 한 마디씩 보태지 않으면 제 발 저리는 계면쩍은 상황이 됐다. 5월 22일자 한국경제 [다산칼럼]이 재밌다.

[다산칼럼]에 따르면, 현 사태의 연원이 ‘실용주의’에 있단다.(어랍쇼?) 실용은 회색이고(옳커니), 결코 이념을 덮을 수 없으니 실용을 버리라는 것이다.(옳소!!) 그러면서 대안으로 대처 총리와 레이건 대통령의 보수혁명에 따라 '자유주의'의 이념과 가치를 신봉하고 '민주주의와 시장주의'를 보다 분명히 국정운영의 기조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한다.(까놓고 말하면, 직진 말고 보다 오른 쪽으로 더 빨리 오른 쪽으로~) 그러면서 ‘실용’을 벗고 보다 ‘이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자며 아직은 상품성이 남아있는 'CEO 대통령론'까지도 인기영합주의일 뿐이라면 폐기를 권고한다.

10년 만에 찾아온 정권이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지자 우파들의 조급증이 더욱 사태를 그르치고 있다. 원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는 법이다. 쇠고기 협상에 대한 네티즌의 이해 수준은 ‘미쿡 박사’ 출신 전문가들의 뺨을 치고 ‘협상 관료’들의 얼굴에 침을 뱉는 수준에 이르렀고, 거리의 함성은 일반 민주주의 이후의 정치 참여를 논할 만큼의 첨단 수준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2MB'와 ‘실용주의’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쌍팔년의 국민학교 ‘똥떡’ 교과서 수준으로 깔아 뭉개버리는 무식함이 그저 우스울 뿐이다.

말이 나왔으니 해보자. ‘자유주의’란 무엇인가? 지식의 포악한 지배자 <네이버>에 따르면 ‘자유주의’란 개인의 권리를 최대한 존중, 보장하고 이를 위해 인권, 법치, 권력분립을 추구한다. 또한 왕권신수설, 세습적 지위, 국교화 된 종교 등을 부정한다고 한다. 2MB가 ‘자유주의’가 될 자격이 있는가? 가당치 않다. 자유주의의 가장 큰 원칙은 ‘표현의 자유’이다. 개인의 자유 의지에 따라 거리에 모인 이들에게 곤봉세례와 물대포를 쏘고 강제 해산과 연행을 자행하는 것은 가장 악랄한 ‘반자유주의’이다. 아울러 2MB는 인권과 법치보다는 먹고 사는 것이 우선임을 분명히 하셨다. 왕권신수설은 독재정권이란 구호로 되살아나고 있고, 기독교는 적어도 2MB 정권의 국교이다. ‘민주주의’까지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도 없다. ‘민주주의’는. "인민(demos)+지배(kratos)" 즉, 인민지배의 정치 체제를 뜻한다. 지금 인민이 무엇을 말하고 있나?        

   
  ▲ ⓒ민임동기  
 
2MB는 ‘자유주의’와 ‘시장주의’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 기본이 안 되어 있다. 남는 것은 ‘시장주의’뿐인데 이도 만만치 않다. ‘자율’과 ‘개방’을 원칙으로 하라는 시장주의 교과서에 충실하여 공기업과 사회보장제도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고 소고기 시장을 포함한 시장 전체의 전면 개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스스로 대견한지 자신을 대한민국 CEO라고 부르고 있다.

‘시장주의’를 신봉하는 CEO 2MB의 입장에선 촛불을 들고 있는 이들은 자신의 ‘소비자’가 된다. 세상에 어떤 CEO가 자신의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강제 진압하는가? 하자있는 상품을 리콜하자는 요구에 이토록 당당한가? A/S를 원한다는 접수를 거부하는가? 더군다나 그들은 CEO 입장에선 최우선 마케팅의 대상으로 챙겨야 할 생비자(prosumer, 생산자producer+소비자consumer)가 이다. 시장주의자 2MB 그는 성공하지 못할 이미 실패한 CEO이다.

‘둔기’가 되는 기사, ‘횡포’가 되는 분석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하자는 주말의 열기 사이로 어김없이 희뿌연 월요일이 찾아왔다. 실제적 식겁과는 상관없이 조중동의 허장성세는 주말사이에도 반성을 모른다. 레토릭 마저 수년째 같아 안 읽어도 될 판이다. 한국사회의 덩치 큰 앵무새 3마리가 나란히 부른다.

‘도로점거(과격시위)=>무법천지(반미좌파)=>불법집회(법치확립)=>경찰무능(강력대응)’

머리가 돌덩이 같으니 기사가 ‘둔기’가 되고, 시선이 한 쪽으로 쏠려있으니 분석이 ‘횡포’가 된다. 조중동, 솔직히 한 마디 보태기도 지겹다. 거리에선 너흰 이미 언론이 아니다.

   
  ▲ 조선일보 5월26일자 8면.  
 
아마도 조중동은 내일모레 정도에 집회의 배후가 되는 운동권 시위 전문 반미좌파의 명단을 그럴싸한 표로 싣는 ‘개그’를 할 것이고 주말 즈음해선 ‘교통체증’, ‘시민불편’, ‘경제침체’ 어쩌구의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기사랍시고 쓸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도 한 가지 충고를 하자면 그런 진부한 기사로는 더 이상 장사가 안 된다. 수년째 사세가 쪼그라드는 상황이 기사의 품질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차라리 강경진압 전문 경찰 수뇌부의 계보에 대해 쓰라. 참고로 현재 경찰청장인 어창수 청장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집회에서 유례없는 규모의 군경 합동 진압작전을 몸소 건의하고 지휘했던 인물이다. 주말 예식장이 ‘교통체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사라면 조중동이 그토록 증오하는 포털의 검색순위에 도전해 볼만 할 것이다. 

‘불법집회’는 없다, ‘법외’집회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불법집회’란 없다. 경우에 따라 ‘법외’ 집회가 있을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을 모두 법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법에 없는 행위를 하면 불법인가? 아니다. 행동의 자유가 법보다 넓고, 법에 없는 행위는 위법이 아니다. 자연권의 영역인 집회의 자유는 당연히 실정법으로 모두 다를 수가 없다. 법은 언제나 최소한이다. 최소한을 넘어서는 자연스런 행위를 인위적으로 실정법의 영역으로 우겨넣는 행위는 강압 통치의 전형이다. ‘불법집회’는 없다. ‘불법집회’란 단어를 쓰면 강압통치의 프레임에 걸려들고 만다. ‘법외’집회이다.

2MB정권이 쪽을 그만 팔기를 희망하며, 연행자의 조기 석방을 요구하며, 저녁에 촛불을 들러 가야겠다.

[기고] 완군 / 라이타애호가  ssamwan@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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