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은혜 의원실

전국 13개 사립대학 및 전문대학이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에 129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많은 금액을 종편에 투자한 대학은 수원대로 나타났으며 총 50억 원을 TV조선에 출자했다. 고려대는 25억 원을 채널A에 출자했으며, 우송대는 TV조선에 7억 원과 채널A·MBN에 각각 2억 원 씩 총 11억 원을 투자해 그 뒤를 이었다. 영산대와 동서대는 각각 MBN과 TV조선에 10억 원 씩을 투자했다.

세종대는 TV조선에 3억 원과 채널A·MBN에 각각 2억 원 씩 총 7억 원을 출자했다. 한양대는 TV조선과 JTBC, 채널A에 각각 2억 원 씩 총 6억 원을, 이화연대는 TV조선 2억, 채널A·MBN에 각각 1억 원 씩 4억 원을 출자했다. 단국대는 채널A에 3억 원을, 성신여대 역시 채널A에 1억 원 씩 투자했다. 극동대와 영진전문대도 채널A에 5000만원 씩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21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유은혜 민주통합당 의원이 전국 사립대학 및 전문대학 종편 투자 실태'를 전수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매체별 투자 현황을 보면, <조선일보> 종편 TV조선이 동서대, 세종대, 수원대, 우송대, 이화연대, 한양대 등 6개 대학에서 74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동아일보> 종편 채널A는 고려대, 극동대, 단국대, 성신여대, 세종대, 우송대, 이화연대, 한국외대, 한양대, 영진전문대 등 10개 대학으로부터 38억 원을 투자받았다. <매일경제> 종편 MBN은 세종대, 영산대, 우송대, 이화여대 등 4곳으로부터 15억 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중앙일보> 종편 JTBC는 한양대에서 2억 원을 투자 받아 가장 금액이 낮았다.

회계별 투자 현황을 보면, 9개 대학이 법인회계에서 102억 원을 투자했으며 3개 대학은 산학협력단회계에서 15억 원을 투자, 4개 대학이 교비회계에서 모두 13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대학은 법인회계에서 종편에 투자한 9개 대학이다. 학교법인은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대학 교수 및 직원의 연금 및 의료보험 법정부담금을 대학에서 지급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학교법인에서 종편에 투자한 9개 대학의 법정부담금 현황을 보면, 영산대만 전액 대학에서 부담했을 뿐 나머지 대학은 모두 법정부담금 부족분을 교비회계에서 충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성신여대의 경우 법정부담전입금을 0.4%만 부담했고 극동대와 단국대는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 민주통합당 유은혜 의원이 18일 대전 유성구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대덕연구개발특구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유은혜 의원은 “학교법인이 예산이 있어도 법적으로 부여된 최소한의 역할조차 하지 않고 엉뚱한 곳에 예산을 투자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종편에 투자한 13개 대학 중 8개 대학이 전국 평균 대학 인상률보다 높은 등록금 인상 비율을 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세종대는 4.3% 인상으로 전국 대학 평균 인상률인 2.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유은혜 의원은 “일부 대학은 종편에 투자한 사실을 대학 구성원이 알 수 없도록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게끔 하고 있다”며 “학교법인이나 대학 당국은 주식을 취득할 경우, 결산 공개 시 반드시 부속명세서에 이 사실을 명기해야 한다. 그러나 고려대와 한양대는 대학 산학협력단회계에서 종편에 투자를 해놓고도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산학협력단결산서의 부속명세서에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유은혜 의원은 “법정부담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대학재정이 어렵다는 대학들이 당장 수익을 올릴 수도 없는데 앞다퉈 종편에 투자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