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뱅크>에서는 6주째 계속 진기한 광경이 연출되었습니다. 싸이가 6주 연속 "강남스타일"로 1위를 차지한 것이지요. "강남스타일"이 나온 지 벌써 3달째 돼가지만 아직도 <뮤직뱅크> 에서 1위를 내주지 않는걸 보면,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얼마나 거센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싸이의 이러한 질주가 한편으로는 아쉽게 생각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석 달째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잠시 생각해보게 되는 면도 있구요. 사실 이 점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었습니다. ["싸이 때문에"...아이돌, 가요프로 1위 힘들다] 라는 제목의 기사였는데, 여러 아이돌이 컴백했지만 번번이 싸이에 막혀서 1위를 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지요.

댓글들을 보니 다들 싸이를 옹호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아이돌보다야 싸이가 100배 낫지", "아이돌들이 그러면 싸이를 이길 노래를 들고 나오던지..." 등등의 댓글들을 볼 수 있었지요. 사실 그 댓글들을 이해할 만한 면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간 "실력파"라고 불리는 가수들도 아이돌들의 음반점수에 밀려 흔히 1위를 내준 적이 너무나도 많았거든요. 그 중 일부는 정말 "가수"라고 불리기 미안한 가창력을 가진 아이돌들도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싸이가 그런 아이돌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데는 어느 정도 통쾌한 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싸이가 컴백하는 가수들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있다고 하기는 조금 무리가 있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일단 가인과 점수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정확하게 따지고 보면 이번에 가인이 밀린 부분은 두 부분입니다. 첫 번째는 방송 점수, 두 번째는 시청자 선호 점수였습니다. 시청자 선호 점수야 싸이가 워낙 대중적인 인지도가 크니까 깨끗이 밀렸다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방송 점수를 보겠습니다. 사실 이건 밀린 것이 아니라 완패 아니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아마 싸이가 워낙 해외에서 화제가 되기에 연일 뉴스에 타고 있는 점이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 이번에 가인이 이긴 점수들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바로 음원점수, 음반점수인데요. 실력파 그룹으로 팬층이 탄탄한 브아걸의 멤버 가인인지라 음반점수에서는 싸이를 이기는 게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음반 점수를 비교해봐야 하는데 이 면에서는 가인이 앞선 상태였습니다. 실제로 가인의 음원 성적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나오자마자 차트들에서 1위를 차지했고 현재도 가인의 음원은 상위권에 있습니다. 현재 음원순위로만 보면 싸이보다는 가인이 앞서 있는 상황이지요.

물론 이미 석 달이 지난 노래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싸이의 음원이 2주째 되는 가인과 불과 1600여 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따지면 음원 면에서는 "지난 한 주간"만은 가인이 싸이를 음원으로는 누른 것이 맞다고 보는 것도 사실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지난주 한 주 동안은 가인의 노래가 국내에서만큼은 더 사랑받은 노래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물론 시청자 선호도에서도 가인이 많이 밀리긴 했지만 가인은 2주간의 선호도고 싸이는 3달의 선호도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번에는 가인이 방송점수 때문에 밀린 게 맞다고 보는 것이지요.

물론 여기서 싸이의 노래나 업적을 폄하하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통해서 미국 가요계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상급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불가능이라고 여겨졌던 빌보드 10위안에 들었고 1위도 노릴 만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싸이의 업적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싸이도 국내에서는 3개월이 지난 시점에 가인에게 음원으로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점수로 가인을 눌렀다는 점은 가인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씁쓸한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싸이라고 해도 똑같은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많은 아이돌이 1위를 차지할 때는 음원이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으로 커버했기에 비난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는 조금 다른 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여전히 사랑받는 "강남스타일"이지만 이번 한 주에는 가인이 음원으로 이겼음에도 방송점수에서 밀린 한 주였습니다. 싸이의 열풍이 너무 커서 의지와 무관하게 피해를 본 가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래저래 아쉬운 <뮤직뱅크>였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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