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BC <무한도전> 보기가 불편하다. 누구나 짐작하듯이 정준하, 아니 정준하를 감싸는 MBC의 태도 때문이다. 이 불편함은 MBC 스테이션 이미지 전체로 확장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10월6일 MBC <무한도전>.
지난 6일 <무한도전>에선 박명수가 처음으로 '정준하 사건'을 공식화했다. 가을운동회 특집으로 꾸며진 이날 방송에서 청기백기 게임에 진 유재석을 타박하며 나온 내용이다.

"(정준하를 가리키며) 얘는 지금 안좋은 일도 많은데 넌 뭐야?"

이어 난감한 표정의 정준하 얼굴이 편집된다.

박명수는 사람찾기 게임에서도 정준하를 '요즘 힘든 정준하' '힘을 내야 될 정준하'라는 식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불법은 아니라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희화화하는 '거성' 박명수의 코멘트도 거슬리지만 이를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의 편집 방침에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정준하 때문에 보기 불편한 프로그램은 <무한도전>뿐만이 아니다. <섹션TV 연예통신>은 지난달 28일에는 정준하의 화보 촬영 현장을 3분여에 걸쳐 소개해주더니 지난 5일 400회 특집 노래에서는 '섹션을 빛낸 100명의 스타들'에 '헬멧 정준하'를 넣기도 했다.

뭐 그리 '사소한' 일로 거품을 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시청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MBC의 그 '밀어붙이는' 듯한 태도다.

6일 <무한도전>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날 박명수의 행동과 정준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정준하를 옹호하는 의견도 많지만 <무한도전>의 팬으로서 진심어린 충고를 내놓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시청자 이종무씨는 "가을운동회에서 정준하씨 얘기가 쉬쉬하고 덮어진 걸 보니까 더이상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너무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무한뉴스 같은 코너를 통해서 시청자에게 사과하고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는 자리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김관록씨는 '불법 감싸주는 MBC는 정준하편? 시청자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솔직히 무한도전 케릭터가 이기주의라지만 무한도전 PD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들도 이기주의네요. 인기 있다고 감싸주고 그냥 넘어가면 되겠지 하는 마음 짜증난다"고 적기도 했다.

문화평론가 강명석씨는 <무한도전> 본 방송은 시청하지 않고 MBC에 '돈을 주는' 인터넷 다시보기는 안한다는데 화면캡쳐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보기를 해야했다. 단돈 500원이 이토록 아까워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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