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1일 정오 뉴스에서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보도하면서 동명이인인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사진을 넣는 방송사고를 내고도, 사고가 발생한 지 5시간 가까이가 지나도록 사고 경위에 대한 설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 11일 MBC 정오뉴스 캡처

MBC는 11일 정오 뉴스에서 "대검찰청 공안부는 올해 4월 치러진 19대 총선 관련 선거 사범의 공소시효가 끝나는 오늘까지 당선자 30명을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당선자 30명 가운데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과 김근태, 이재균 의원,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은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이 확정돼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며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 대신 지난해 말 별세한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사진을 방송했다.

이후, MBC는 오후 3시 경제뉴스 시간에 '오늘 MBC 정오 뉴스에서 선거사범 소식을 전하는 도중에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 얼굴 대신 동명이인 고 김금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얼굴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기사 관계자와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MBC측은 사고가 발생한 지 5시간 가까이가 지나도록 정작 사고의 경위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오후 4시 30분경, 담당 부서인 사회1부의 부장은 사고 경위에 대한 <미디어스>의 취재 요청에 "회사 홍보실에 자세한 설명을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정작 MBC 홍보부 측은 "(사회부로부터) 사과멘트를 내보냈다는 것 외에 (사고의) 경위는 전달받지 못했다"며 "경위는 저희도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미디어스>는 황용구 MBC 보도국장에게도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은 11일 오후 논평을 내어 "MBC뉴스가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조차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김재철 사장이 파업에 참가했던 인원을 배제하고, 경험이 부족한 시용기자들로 자리를 채울 때부터 예견된 분명한 인재이고, 무능한 경영능력에 대한 당연한 결과로 김재철 사장이 전적으로 책임질 일"이라며 "고인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 역시 "할 말이 없다. 기본이 안된 사람들이 회사를 차지하고 있다 보니 상상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김재철 MBC의 현주소다. 책임을 묻고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MBC 보도국 관계자는 "정오 뉴스 도중에라도 곧바로 사고를 발견하고 클로징 멘트에서 사과했어야 했는데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개편과 파업의 여파로 인력이 부족해서 생긴 사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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