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 여성 보조출연자가 보조출연자들을 관리하는 '엑스트라 반장'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이후 자살한 사건이 3년만에 알려져,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 8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문계순 보조출연자 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미디어스

2004년 보조출연자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여성이 엑스트라 반장 등 10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이후 이상 증세를 보이다 2009년 투신자살한 사건은 지난 8월 23일 JTBC <탐사코드 J> '어느 자매의 자살' 편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를 권유한 동생 역시 자살을 택했으며, 충격을 받은 아버지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으나, 피의자인 엑스트라 반장들은 무혐의로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8일 오전 9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치국가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민희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친고죄와 공소시효 등 현행법의 제약이 있다면 가능한 방법을 찾아 반드시 재수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보조출연자의 노동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와 이에 따른 대책 마련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각시탈> 박희석씨 사건에서도 확인됐듯, 사회복지의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보조출연자들이 성폭행, 성추행까지 만연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면 이를 결코 묵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계순 보조출연자 노조위원장은 "보조출연자들은 60년 전 방송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있었으나 50년동안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고 지내다가 2006년에야 노조가 설립됨으로써 이런 심각한 문제들이 하나하나 발굴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화려한 방송 드라마의 이면에 있는 수많은 문화 예술 노동자들의 삶에 주목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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