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을 넘어, 영국, 호주 등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가 돌연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금의환향한 그의 귀국을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시 출국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컸다.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미국 빌보드 차트 2위를 차지하고, 비틀즈, 퀸의 나라 영국에서 한 주간 제일 인기있는 노래로 선정된 싸이의 성공은 눈으로 보아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최고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을 포함 아시아 뮤지션들은 다소 진출하기 어려웠다고 생각되었던 미국, 유럽 가요계 정복을 가뿐히 이룬 싸이. 때문에 싸이가 지구촌 온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을 때, 이참에 팝 시장에서 제대로 뿌리내리길 바라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런 사람들에게 현재 미국, 영국이 아닌 한국 대학 축제 곳곳을 다니며, 링거주사까지 맞으면서 투혼을 펼치는 싸이의 행보는 '안타까움' 그 자체다. 혹시나 싸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전세계의 싸이 열풍이 '신기루' 처럼 날아가지 않을까,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해외로 쑥쑥 뻗어나가야 할 싸이의 발목을 잡는다면서 한 시라도 빨리 싸이를 강제 출국 시켜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싸이ⓒ연합뉴스

그러나 정작 당사자 싸이의 반응은 태연하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갑작스런 성공에 기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생일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발버둥쳐도 시원치 않을 판에 미리 예정된 일정으로 발목 잡혀버린(?) 현 상황이 초조하고 불안할 것이다.

하지만 싸이는 오히려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한국에서 잠시 활동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받아들인다. 왜 '중요한 순간'에 한국에 다시 돌아왔느냐는 대중의 물음에, 싸이의 대답은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다시 돌아온 것." 이라고 답한다.

강남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평생을 호위호식하면서 살 수 있는 박재상이 굳이 뮤지션의 길을 택한 것은 순전히 '음악'과 '무대'가 좋아서였을 것이다. 가수로 데뷔한 이래, 수많은 이들과 호흡할 수 있는 라이브 공연 위주로 활동하던 싸이에게 무대는 자신의 놀이터이자 소중한 보금자리였을 것이다. 그러나 다사다난했던 그의 과거 시절. 그는 본의 아니게 무대를 떠나야만 했고, 그 시간 그는 마지막 무대가 그렇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과거를 용서받고 다시 무대 위에 올라선 싸이이기 때문에 그 감격과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매번 모든 무대에 마지막처럼 서겠다는 자세로 혼신의 힘을 다해 대중들을 즐겁게 해주고, 그의 뜨거운 열정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들의 지친 심신을 위로해준다.

싸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뮤지션으로서 역량과 타고난 끼가 만들어 낸 필연적 결과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국제가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으로 자신을 다시 받아준 '대한민국 대중'을 꼽는다. 그래서 싸이는 오늘날 자신을 있게 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에 한국으로 선뜻 돌아올 수 있었고, 지난 2일 무료 공연에 이어 내친 김에 4일 미국 빌보드 차트 결과와 상관없이 다시 한 번 서울시청 광장에서 무료 콘서트를 예고하고 있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그리고 이참에 싸이가 더 세계적인 가수로 입지를 굳히기 위한 국가적 대의명분으로 예정된 약속들 쯤은 가뿐히 취소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욕심을 앞세우기보다, 대중들과의 약속을 택했고, 결과에 상관없이 대중들과 약속했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무료로 무대에 서게 된다.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스타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대중들과 호흡하고 그들을 즐겁게 하는 자세. 이것이야말로 정치인들이 그토록 힘주어 말하는 대중들과의 '소통'이 아닐까. 단순히 전 세계를 뒤흔든 국제 가수라서 아니라,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싸이의 성공에 기뻐하고, 더 크게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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