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치우친 보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MBC노조가 파업에서 복귀한 7월 18일부터 박근혜 후보가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기 하루 전인 지난 23일까지 지상파 방송사 메인 뉴스의 박근혜와 안철수 후보에 대한 보도 비교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민실위는 "문재인 후보의 개인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 검증이 별로 없어 이번 검토에서는 생략했다"고 밝혔다.

MBC노조 민실위가 조사한 기간 동안 박근혜 후보에 대한 보도 검증은 과거사 인식에 맞춰졌으며 안철수 후보는 룸살롱, 전세아파트, 산업은행 뇌물 의혹 등이었다.

MBC노조 민실위는 보고서에서 "조사 결과는 현재 MBC뉴스의 민낯을 잘 보여준다"면서 "특히 타방송사와 비교해 봤을 때 MBC 정치부가 지향하는 바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고 꼬집었다.

▲ 지난 11일 MBC <뉴스데스크>보도 화면캡쳐. 지난 10일 박근혜 후보가 인혁당 사건을 역사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방송사들은 하루가 지난 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KBS와 SBS는 4번째, 2번째 꼭지로 보도해 비중있게 다뤘으나 MBC는 15번째 꼭지로 뉴스 후반부에 배치했다.

MBC노조 민실위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인식 문제 등에 대해 357초, 안철수 후보의 개인 문제에 대해서는 584초를 다뤘다. 반면 KBS는 박근혜 후보에 대해 483초, 안철수 후보에 대해 262초를 다뤘다. SBS도 박근혜 후보는 632초, 안철수 후보는 337초를 할애했다. KBS와 SBS는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 보도 비율이 대략 2대 1이지만 MBC만 정반대의 보도 형태를 보였다.

민실위는 "MBC가 타사보다 안철수 후보 검증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면서 "이는 MBC 정치부의 특정한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실위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친박계 좌장 홍사덕 전 의원에 대한 보도와 금품 요구 파문을 일으킨 친박계 송영선 전 의원에 대한 보도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지난 19일 <뉴스데스크>에서 친박계인 송영선 전 의원의 금품 요구 파문을 박근혜 후보의 동정에 끼워 넣어 짧게 다뤘다"면서 "그것도 박근혜 후보의 쇄신 의지를 강조하는 밑 재료로 썼다"고 비판했다. 이날 KBS와 SBS는 송영선 전 의원의 비리 의혹을 별도의 리포트로 다뤘다.

MBC노조 민실위는 "MBC 정치부의 기사 가치 판단이 매우 독특하다"면서 "아니면 기사 가치를 전혀 판단하지 못하는 '고도의 무능함'을 보이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이날 타방송사는 송영선 전 의원의 육성 녹음을 방송했지만 MBC는 자막으로 처리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태풍 산바가 강타했던 지난 17일 MBC와 KBS는 홍사덕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 착수 보도를 단신으로 처리했다. SBS만 별도 꼭지로 보도했다. MBC노조 민실위는 "KBS가 이 사안을 MBC처럼 단신으로 다뤘다는 게 MBC 정치부의 유일한 위안거리일 것"이라고 냉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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