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서울시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재우 방문진 이사가 옷을 만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단국대학교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김재우 이사장 논문 표절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본조사로 넘기자 대학까지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단국대는 24일 연구윤리위원회 소위원회를 열고 김재우 이사장 논문 표절 심사를 본조사로 넘기기로 결정했다. 연구윤리위원회 본조사는 30일간 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장 90일간의 조사기간을 거쳐 결정한다. 이로써 김재우 이사장 논문 표절 여부는 대선 이후에 결정될 전망이다.

단국대 교무처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위원회 결과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본조사로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재우 이사장 논문 표절의혹은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8월 5일 최초로 제기했다. 신경민 의원은 "본문 116페이지 중 벽산 내부 자료 분석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표절이 의심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논문 표절 의혹이 커지자 단국대는 지난 8월 23일부터 연구윤리위원회 소위원를 통해 김재우 이사장 논문 표절 의혹을 조사했다.

이번 결정으로 김재우 이사장은 최대 120일 간의 시간을 번 것으로 보인다. 김재우 이사장은 지난 8월 27일 이사장 선출 전에 "단국대에서 표절로 판명된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들은 "(표절로 판명된 후에도)자진사퇴하지 않는다면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우 이사장은 8기 이사장으로 재임시 170일간의 MBC 파업 상황을 방관했다는 오명을 썼지만 연임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재우 이사장은 연임된 후에도 파국을 맞이한 MBC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의원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경민 의원은 "(문대성 의원 논문 표절 때)국민대는 1차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본조사로 넘겼다"면서 "단국대는 기초적 판단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경민 의원은 "단국대가 엄청난 압력에 시달렸을 것"이라면서도 "기초적인 요건도 못 지키는 후안무치한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경민 의원은 "단국대 구성원들에게도 실망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경민 의원은 "지배 권력의 몰상식이 얼마나 사회를 무력화 시키고 황폐화 시켰는지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꼽힐 것"이라며 "오늘 한국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도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선 이후에 논문표절 여부를 발표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라면서 "대학까지 정권눈치를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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