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응답하라1997의 제작 발표회를 보면서 단순히 아이돌 위주의 케이블 방송 드라마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신선한 발상과 아련한 추억의 감성을 건드리면서 응답하라1997은 케이블 방송 역사상 최고의 드라마로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주조연급 출연진 다수가 가수들로 구성되어 드라마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초반 우려를 시원하게 날려 버렸습니다. 응답하라1997의 흥행코드를 짚어보면 안 되려야 안 될 수 없는 드라마라는 걸 알게 됩니다.

90년대 대중문화 그리고 팬덤문화를 통한 요즘 세대들과의 소통에 성공

이 드라마의 키워드는 바로 9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핵심으로 자리한 아이돌 문화의 시작점 90년대의 이야기로, 당시 아이돌에 열광했던 지금의 30대들과 지금의 아이돌 문화를 이끌어가는 10대, 20대들이 모두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그 시대를 관통해 온 30대로 응답하라 1997은 역대 드라마 중 시대적 감성을 가장 완벽하게 구사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소품 하나하나 그리고 OST를 통한 감성자극까지, 드라마를 보면서 그때 그 90년대로 추억여행을 하고는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 구성의 힘!

응답하라 1997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재미난 구성방식을 드라마의 진행요소로 택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윤윤제(서인국)과 성시원(정은지)이 커플이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지만, 혹시라는 반전을 암시하는 장면을 넣어서 마지막 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기대심리를 제대로 활용했습니다. 결과가 초반에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통상적인 생각에 “혹시”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면서 또 다른 반전을 기대하게 해주었습니다. 결과는 “역시”였지만, 그 역시가 허무하거나 김빠지는 결론이 아닌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준 것도 이 기대심리를 적극 활용한 시나리오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기자들의 기대 이상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맛을 한층 더 살리다

드라마를 처음 볼 때만해도 몇몇은 신인연기자로 알고 보았습니다. 연기를 무난하게 아니 사실은 완벽하게 했기 때문에 당연히 연기자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성시원 역에 정은지가 에이핑크라는 아이돌 그룹 멤버라는 사실에 더욱 놀랐습니다. 물론 드라마의 배경이 부산이기에 그 지역 출신이라서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라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단순히 사투리 연기를 넘어 표현력, 감성이 제대로 묻어났기에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정은지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출연한 가수들의 연기력이 하나같이 일품이었습니다.

응답하라 1997은 연기자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그리고 디테일한 배경, 거기에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가요 OST 등 모든 것이 적절히 어우러진 최고의 드라마였습니다. 상반기를 신사의 품격이 마무리했다면, 응답하라1997로 하반기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최고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함께한 모든 분들께 드라마를 보는 내내 행복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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