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구로동 구로디지털단지 태평양물산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사용자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 인사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일자리가 먼저입니다' 주제의 간담회에서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첫 일정으로 구로디지털 단지를 택했다. 문 후보는 “정부·사용자·노동자가 협력해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 요구가 기업에 부담 줄 수 있다", "필요한 경우에만 정리해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후보는 첫 대선 일정으로 17일 오전 구로디지털단지 태평양물산에서 열린 일자리 관련 각계 대표 간담회를 택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노동계 기업 대표 등 경제단체 대표 20여명과 양대 노총, 청년유니온, 전국여성노동조합, 특수고용직 등 노동계 대표가 함께 참석했다.

문 후보는 “일자리에 대한 중요성을 감안해 첫 일정을 잡았다”며 “경제성장률을 늘려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은 과거의 패러다임이고, 지금은 반대로 일자리 늘리는 것을 성장방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동석한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서울 구로을)은 “구로디지털단지는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징, 성장의 아픔을 함께 가지고 있는 옛 구로공단 자리”라며 “구로공단이 새로운 시대의 가치와 함께 구로디지털단지로 변모했다”고 설명했다. 구로공단은 1964년 국가 주도의 수출산업단지로 조성되어 산업화의 흥망성쇠를 함께했다. 경제성장의 주역인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이 밴 장소이기도 하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대선 첫 행보로 봉하마을을 방문하며 대화합을 천명했으나 포용의 대상을 ‘과거 정권’이라는 큰 틀에서 뭉뚱그린 측면이 있다. 이에 반해 문 후보는 정책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일자리 정책에 초점을 맞추어 구로디지털단지를 방문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문 후보는 “노동계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노동시간 단축, 사측의 고용 확대 등을 주문하는데 이는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기존 정치권과 재계의 구호를 원론적으로 반복한 것이다.

문 후보는 “회사가 도산할 어려움에 처했을 때에만 정리해고가 가능했는데 점점 ‘경영상의 필요’에 의해 할 수 있도록 변했다”며 “절차적으로 엄격한 요건을 갖추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정리해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는 “기업 경영에 지나치게 압박이 되지 않고 기업 부담을 줄일 있는 대책도 필요하고, 노측의 요구를 다 들어 주면서 좋은 일자리만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며 “노측도 일정부분 고통분담을 하고, 사측과 노측의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또한 “적대적 노사관계에서 협력적 노사관계로 바뀌어야 한다”며 “‘일자리 나누기’를 한다면 노동계에서도 신규 임금 인상,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등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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