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당 추천 이사들이 이사장·사장·감사 선임 시 의사 정족수를 8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 추천 이사들의 이 같은 요구는 의사 정족수를 기존 과반수인 6명에서 3분의 2인 8명으로 늘여 여당 추천 이사들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KBS 이사회는 여야 7 대 4의 구조다.

▲ KBS 새 노조가 지난 4일 이사회를 시작하기 전 이사회 장소인 6층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5층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KBS는 이날 6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운행을 멈추고 청경을 동원해 통로를 봉쇄했다. ⓒ미디어스

지난 4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여야 추천 이사들은 이길영 이사의 이사장 선출을 두고 9시간 동안 격론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야당 추천 이사들이 퇴장하자 7명의 여당 이사들은 곧바로 표결을 진행해 이길영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조준상·김주언·이규환·최영묵 야당 추천 이사는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이사장·감사 선출, 사장 추천과 같은 일부 안건에 대해 의사 정족수를 재적 인원 3분의 2로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야??추천 이사들은 "오는 19일 임시이사회를 열겠다는 통보가 왔다"면서 "(이날 임시이사회에서는) 감사 추진 절차를 논의하는 게 주요한 안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새로운 감사 추천 과정은 '합의정신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방안'의 가늠대에 해당한다"면서 "'사신'을 통한 개인적 의지가 아닌 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실천하기 위한 우리의 최소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진만 여당 추천 이사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여러 가지 압박감이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제도를 바꾸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 안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진만 이사는 "KBS이사회가 정치판에 휩쓸리지 않도록 이사 개개인이 노력해서 지켜내야 한다"며 "집단적 활동으로 대립구조를 형성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진만 이사는 "(KBS 이사회를)7대 4 구조로 고착화 하지 말자"면서 "11명의 이사가 소신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여당추천 KBS 이사들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나머지 이사들은 전화를 받지 않거나 즉답을 피했다.

이길영 이사장과 양성수 이사는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최양수 이사는 "지금은 통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병혜 이사는 "잘 모르고 있는 일 이라며 나중에 통화하자"고 답했으며 임정규 이사는 "회의 중이라서 통화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