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룹은 노래를 가장 잘하는 그룹은 아닌 것 같습니다. 메인보컬도 아이돌 계에서 한 중간 정도의 가창력을 지닌 것 같아요. 댄스를 가장 잘하는 그룹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춤을 추는 댄서도 이 그룹에 속해있지는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주 예쁘거나, 아주 섹시하거나, 아주 귀여운 그룹도 아닌 듯합니다.

그룹으로 들을 수 있는 최악의 평가 같지요? 하지만 이 그룹에겐 다른 그룹과 다른 면이 있습니다. 다른 어떤 그룹보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그룹입니다. 감히 다른 그룹들은 따라할 수 없고, 따라 하기도 어려운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오렌지캬라멜입니다. 오렌지캬라멜이 이번에는 정말 유닛이라고 하기에는 과분할 정도로 큰 "정규 1집"으로 컴백했습니다. 유닛 활동을 하면서 정규 앨범까지 내는 경우는 (특히 아이돌 세계에서) 오렌지캬라멜이 거의 처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오렌지캬라멜의 멤버들도 한 인터뷰에서 여태껏 플레디스에서 들인 제작비 중 "오렌지캬라멜의 정규 앨범에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갔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플레디스에서는 메인인 "손담비", "애프터스쿨"보다 그리고 신인 "뉴이스트", 더 신인인 “헬로우 비너스”보다 "오렌지캬라멜"을 더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그룹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렌지캬라멜이 성공을 거두게 된 이유는 바로 중독성인데, 이 중독성도 굉장히 독특한 중독성입니다. 속된말로 "병맛"이라고 하는 콘셉트가 오렌지캬라멜을 지금까지 존재하게 했습니다. "병맛"이 무엇인가 하면, 처음 들을 때는 "뭐 이딴 노래가 다 있어?"라고 하다가 하루만 지나면 그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벗어날 수 없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오렌지캬라멜의 대표곡인 "마법소녀"가 전형적인 케이스였는데요. 처음에 "마법소녀"가 등장했을 때는 "일본풍이 난다" "뭐 이런 게 다 있냐?" "애들 학예회냐?" "최악이다" 등의 악평이 끝이지 않았으나, 나중에는 너도 나도 "난 몰라, 난 몰라, 천번만번~~"을 흥얼거리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가 있었지요.

그 이후 오렌지캬라멜은 중독성 있는 노래와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과감한 콘셉트로 자신들의 위치를 굳혀왔습니다. 애프터스쿨 자체가 팬덤이 크지 않았던 터라(숫자로 놓고 보면), 1위를 할 수는 없었지만 내놓기만 하면 음원차트에서 강한 힘을 받아 상위권에 랭킹되었습니다.

후크송을 베이스로 한 오렌지캬라멜의 곡들은 후렴구의 단어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반복되도록 제작된 것 같네요. 또한 노래 자체가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편하면서, 어떤 면에선 너무 직설적이기도 하지만 독특한 가사가 바로 오렌지캬라멜의 인기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또 한 가지는 일단 오렌지캬라멜은 무슨 컨셉이든지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아닐까요? 사실 이 부분에서 오렌지캬라멜은 타의추종을 불허합니다. 인형 같은 옷을 입혀놔도, 동화책 옷을 입혀놔도, 하다못해 이소룡 복장, 중국 전통의상 등 뭐를 입혀놔도 오렌지캬라멜 멤버들은 다 소화해냅니다.

‘정말 나나가 모델은 모델이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게 뭘 걸쳐놔도 다 잘 어울리고 어색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지요. 나나의 경우, 외모는 약간 새침데기처럼 생겼지만 잘 보면 귀여운 얼굴이기도 합니다. 근데 기럭지는 쭉쭉 뻗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나는 바비인형 같은 느낌은 준다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런 나나가 센터에 서고, 섹시함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리지와, 귀여운 상이지만 몸매는 안 그런 레이나가 옆에서 붙어주니 어떤 컨셉트든 다 소화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나나는 굉장히 만화틱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오렌지캬라멜 노래에서 나나의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어쨌든 오렌지캬라멜의 이런 능력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렌지캬라멜은 남들이 하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을 콘셉트 등을 무난히 소화해내며 오히려 그런 콘셉트들을 개성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최근 많은 그룹들이 컴백하고 있습니다. 그 중 선두는 카라, 그 후 티아라가 논란의 컴백을 했고, 또한 시크릿이 오렌지캬라멜과 동시에 컴백했습니다. 하지만 오렌지캬라멜의 컴백은 남다릅니다.

대부분이 "섹시컨셉"과 같지 했지만, 오렌지캬라멜은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자기들만의 콘셉트로 컴백했기 때문입니다. 이후로도 레인보우, 쥬얼리, 미스에이 등이 컴백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들도 섹시컨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러한 상황에서 성적을 어떻게 거둘지는 모르겠지만 오렌지캬라멜은 자신만의 독특함을 또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시키고 들어갈 것 같습니다.

이제는 "애프터스쿨의 유닛"을 넘어, 어찌 보면 본진을 뛰어넘어버린 오렌지캬라멜이 이번 앨범에서 과연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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