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영과 무연의 관계가 결국 무영과 홍련의 사연으로 이어지며 이후 드러날 진실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키기 시작했네요. 자신의 가족을 모두 죽인 원수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악의 상징처럼 등장하는 홍련이 사실은 천상의 선녀 출신이라는 의미는 새로운 궁금증으로 이어졌습니다.

무영과 홍련은 남매였다? 옥황상제가 이 모든 문제를 만든 장본인이다?

아랑을 사이에 둔 은오와 주왈의 관계가 가중되는 상황은 그들의 운명이 슬픈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줄 뿐이네요. 삼각관계의 기본인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벌이는 대결 구도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사실들이었습니다.

아랑과 주왈을 쫓으려다 어린 아이의 눈물에 최대감 집으로 향한 은오는 강력하게 아이의 아비를 내놓으라 명합니다. 최대감의 집 뒤뜰에는 바로 문제의 여인인 홍련이 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은오의 최대감 집 방문은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찾아다니는 어머니가 바로 가까운 곳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자 사또라며 모든 사람들 앞에서 선포하듯 밝혔던 최대감에게 사또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듯 당당한 은오의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최대감의 심복인 거덜이 사또를 찾아 관아를 어슬렁거리던 마을 사람을 잡아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취조하다 사건이 불거졌지요. 문제는 이런 최대감의 악행을 바로잡는다며 은오가 관아의 곳간 문을 활짝 열어 마을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줬다는 점입니다. 물론 최대감이 받아야 하는 곡식은 남겨두었지만, 탐욕스러운 최대감으로서는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자신에게 반항해 도전을 넘어 공격을 해오는 얼자 사또에 대한 복수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자신의 병을 가지고 조종을 하는 홍련도 못마땅하지만,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얼자 사또 역시 용납하기 힘든 최대감의 행동이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는 충분히 예견 가능합니다. 이미 한 차례 은오를 죽이기 위해 사람들을 보냈던 그가 이런 행동은 멈출 이유가 없으니 말입니다.

전체 이야기의 딱 절반을 마무리하는 10회에서는 다양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졌습니다. 아랑을 사이에 둔 은오와 주왈의 삼각관계를 기본으로 돌쇠와 방울의 오묘한 관계의 시작도 재미있게 다뤄졌으니 말입니다. 여기에 저승사자인 무영과 지상에서 저승사자 이상의 존재감을 보이는 홍련이 사실은 친남매였다는 사실은 흥미로웠습니다.

삼각관계의 주인공인 아랑을 두고 벌이는 은오와 주왈의 모습 또한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평생 사랑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자란 두 남자가 사람이 아닌 귀신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서글플 수밖에는 없습니다.

거리를 떠돌며 소 먹이를 빼앗아 먹으며 살았던 주왈은 살인자가 되는 조건으로 현재의 부귀영화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조롱하던 이들이 이제는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왈은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비록 자신이 홍련을 위해 여자들을 죽여야 하는 운명이기는 하지만 과거 소여물을 훔쳐 먹던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혼자가 생긴 주왈이었지만 그녀 역시 홍련을 위해 희생된 제물에 불과했습니다. 얼굴도 보지 못했던 정혼자가 자신이 사랑하게 된 아랑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주왈의 운명은 슬플 수밖에 없습니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남녀 간의 사랑이 무엇인지 배우지도 느낄 수도 없었던 그에게 갑자기 찾아온 이 감정은 수습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얼자 출신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며 살아왔던 은오 역시 슬픈 존재인 것은 분명합니다. 복수만 다짐하는 어머니, 그것도 함께 살 수도 없었던 어머니라는 존재는 그에게는 애증의 관계였습니다. 모두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힘든 상황에서 그런 양반의 삶보다는 어머니와 함께 노비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는 어린 은오의 모습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무슨 이유로 은오의 아버지인 김응부 대감이 얼자 출신인 자신을 호적에 올려주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돌쇠에게 은오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신신당부하면서 보호하라는 명을 내렸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였고 그의 어머니인 서씨가 반역죄인이었다는 사실은 중요한 사연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아랑을 사랑하는 두 남자가 그녀를 위해 옷을 맞춰주는 장면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주왈이 아랑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옷을 맞춰주는 장면에서 아랑이 떠올린 이는 다름 아닌 은오였습니다. 귀신 시절 자신의 치수를 재주던 은오에 대한 감정은 이미 아랑의 마음 속 깊은 곳에 가득했으니 말이지요. 귀신이 되고난 이후부터 엄청나게 커진 식탐은 주체할 수 없는 욕구로 이어지곤 합니다. 그렇게 장터의 음식들을 먹던 아랑은 그 상황에서도 은오 걱정이 앞섭니다.

이런 아랑의 행동만 봐도 그녀가 누구를 마음에 두고 있는지는 너무나 명확합니다. 은오 역시 아랑을 단순히 어머니를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존재라는 인식보다는 사랑하는 연인의 감정으로 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비록 솔직하게 말하지 못해 서로의 감정이 틀어지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둘이 사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홍련 앞에서 아랑을 보호하기 위해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주왈 역시, 아랑을 사랑하고 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자신이 만났던 수많은 여자들은 모두 홍련을 위한 희생자들이었다는 점에서 아랑은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홍련 스스로 그녀를 죽이기보다 사랑하는 관계로 만들어 데려오라는 명을 내렸다는 점에서 주왈의 마음은 더욱 주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랑보다는 살인이 더욱 쉬웠던 주왈에게 아랑은 지독한 고문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홍련이 그녀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불사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그런 불사의 능력을 얻게 되면 홍련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절대적인 힘을 가지게 된다는 점도 주왈을 두렵게 합니다. 언제라도 자신을 버릴 수 있는 홍련이 불사의 존재가 되는 것은 주왈에게는 행복보다는 불행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아랑을 둘러싼 두 남자의 사랑이 결과적으로 홍련의 야욕을 무너트리는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아랑이 두 달 안에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지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하는 은오의 모습이나, 자신의 생사이탈권을 가진 홍련 앞에서 아랑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왈의 모습은 그 전조였기 때문입니다.

10회에서 가장 중요한 반전으로 등장한 것은 바로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대화였습니다. 무영이 자신의 할일을 하지 않고 일탈하는 모습을 보면서 염려가 되었던 염라대왕은 빨리 무영에게 사실을 밝히라고 독촉합니다. 드라마 초반 저승사자인 무영이 천상에 올라와 선녀들을 바라보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 그가 찾는 무연이 사라진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과거 선녀였던 무연이 지상으로 내려가 홍련이 되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게 다가오니 말입니다. 무영과 홍련은 사실 남매였다는 사실은 이후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흥미롭게 만드는 중요한 반전 요소이니 말입니다. 무영이 무연을 찾고는 있지만 홍련이라는 존재가 자신이 찾고 있던 무연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립관계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은 이 역시 슬픈 결말을 의미합니다.

어린 시절 심하게 아파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은오가 깨어난 이후부터 귀신을 보게 되었다는 사연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은오의 능력이 태어나면서 얻어진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병을 앓고 난 이후부터라는 사실과 선녀가 사라진 사연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며 모든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는 근거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더욱 귀신을 보고 싸우기도 하는 은오와 그가 손에 쥐고 있는 부채에 대한 사연은 이런 궁금증들을 모두 풀어낼 수 있는 핵심적인 단서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무영이 은오의 행동을 보면서 의구심을 가지고 부채의 문양에 호기심을 보이는 이유는 그 안에 복잡하게 꼬인 이야기를 모두 풀어낼 수 있는 단서가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지루하게 이어지던 이야기가 10회를 맞이하며 보다 탄력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결말이 슬플 수밖에 없는 삼각관계와 천상의 남매가 적으로 갈라서야만 했던 사연, 그리고 그 안에 옥황상제의 역할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아랑사또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들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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