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약칭 미디어행동)은 2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신자유주의 반대 공영방송 수호행동'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공영방송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사회 행동을 본격화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명박 정권의 미디어공공성 훼손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 4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약칭 미디어행동)은 2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신자유주의 반대 공영방송 수호행동'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선영

문효선 집행위원장 "이명박 정부, 공영방송과 인터넷에 책임 떠넘겨"

문효선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은 "(정부가)광우병 문제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미디어공공성을 촉진해야 할 방송통신위원장이 오히려 억압적 행태를 취하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비난했다.

문 위원장은 이어 "정부는 국민들을 속이기 위해 그 책임을 공영방송과 인터넷에 돌리고 있다"고 언급한 뒤 "그들 입맛에 맞게 밀실에서 그들만의, 그들을 위한, 그들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언론사유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소장도 "이 땅의 민주주의 위기와 분란을 일으킨 신자유주의 정권과 조중동과의 관계를 단호하게 대처해 직접 행동으로 보여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전 소장은 최근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KBS 정연주 사장과 관련 "정연주가 있어서 문제라고 하지만 정연주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반문한 뒤 "정연주가 가진 상징성을 위해서라도 정연주 사장을 지켜내고 싶다"고 밝혔다.

MBC노조 박성제 위원장 "최시중 위원장, 석 달만에 본색 드러내"

이 대통령의 측근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최근 행보에 대한 비판의 발언도 쏟아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박성제 위원장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행보와 관련, "최시중 위원장은 취임식 당시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겠다고 맹세했지만 석 달도 되지 않아 그 약속을 깨트렸고 이렇게 빨리 본색을 드러낼지 몰랐다"고 성토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 정책을 언급,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riendly) 정책이 국민의 입까지 막으려 하고 있다"면서 "MBC에 대한 탄압이 있을지라도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만을 위해 단호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상임집행위원장도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방송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최 방통위원장이 방송을 장악하려 KBS 정연주 사장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합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이는 좌시할 수 없는 문제이며 미디어공공성을 수호하고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SBS노조 심석태 위원장 "다공영 1민영은 방송 공공성 위한 최상의 구조"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심석태 위원장은 최근 이명박 정부가 시도하려는 공영방송 민영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심 본부장은 "MBC와 KBS 민영화 추진 논란을 보면 민영방송이 마치 방송의 공공성을 침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SBS는 나름 잘 하고 있다"면서 "현재 다공영 1민영 체제는 방송의 공공성을 위한 최상"이라고 말했다.

심 본부장은 이어 "한 때 다민영 일공영 체제를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 공영방송의 민영화는 방송에 대한 제갈 물리기임을 알게됐다"며 "1100명 SBS 조합원 모두가 방송의 독립성, 공영성, 공정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송선영

이영훈 지역방송협의회 의장 "이명박 정부, 지역방송에 혹독"

한편 이 자리에서는 이명박 정부 언론 정책에 대한 지역방송 측의 비판 발언도 이어졌다.

이영훈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은 "우리나라 역사상 이처럼 가혹한 정권이 어디있는가"라고 물은 뒤 지역방송에 혹독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역 경기침체로 광고가 줄어 지역방송의 재정적 상황이 열악한 가운데 그나마 지역방송에 재정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연계판매' 제도를 정부가 끼워팔기로 규정해 제재하겠다고 밝히면서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이명박 정부는 지역방송을 중국의 지진보다 더 심하게 흔들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생기고 이렇게 가혹한 정부를 보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미디어행동 "이명박 정권과 최시중 위원장, 수구매체는 각오하라"

미디어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독립언론과 공영방송, 언론자유와 민주주의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상식의 이름으로 재천명코자 하며 보편적 진실에 기초해 공영방송에 대한 신자유주의 자본국가, 방송통신위원회, 현 정권의 통제간섭에 행동으로 맞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이명박 정권과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 수구매체에 선언한다"며 "현 정권과 수구매체의 부도덕성과 무능에 분노한 청소년, 시민, 노동자 모두의 이름으로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양승동 PD연합회 회장 △송대갑 EBS노조본부장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상임집행위원장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원, 문화연대 활동가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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