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철 MBC 사장 ⓒMBC
13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재우, 이하 방문진) 이사회가 끝난 후 야당추천 이사 3명이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제출했다.

선동규 야당추천이사는 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MBC 파업 사태의 중심에는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면서 "MBC를 살리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고뇌 끝에 해임안 제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임안 안건 상정은 27일 노사간 의견청취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동규 이사는 "안건 상정을 하기위해서는 열흘 전에 제출해야한다"면서 “오늘은 절차상 요건 확보를 위해 접수만 해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동규 이사는 "구체적으로 안건 상정 일자 등은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안건 상정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표결로 갔을 여야 6:3 구조의 방문진 이사회 구성상 해임안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70일 파업동안 김재철 사장을 옹호했던 3명의 이사가 연임되었고 새로들어온 나머지 여당 추천 이사들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해임안 제출 이후 성명를 내고 김재철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성명서에서 "50년 역사와 탄탄한 저력을 가진 공영방송 MBC가 계속 휘청거리고 있다"면서 "파업이 종료된 지 두 달이 지난 현재 파업 때 보다 더 암울한 기운이 드리워져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측이) 파업 직후 단행된 피디수첩 작가 전원해고, 파업 참여자들에 대한 보복 인사, 핵심인력들에 대한 강제 교육 발령 등을 행하고 있다"면서 "파업 초기 무대응과 불통으로 위기관리 능력의 한계를 보여준 김재철 사장은 파업 종료 이후 분풀이식 보복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이 생각하는 MBC 미래는 어떤 모습이냐"면서 "언제까지, 얼마나 더 조직을 망가뜨려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여당 이사를 향해 "일부 이사들은 여전히 수적 우위를 앞세워 본질과 핵심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보다는 시간 끌기 식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여야 정치권과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서도 각성을 촉구한다"면서 "국회 개원협상 당시 MBC 문제를 법과 상식, 순리에 따라 합의했다던 정치권은 현재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김광동 여당 추천 이사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노사간 의견 청취 등의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해임안을 제출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김광동 이사는 "김재철 사장의 배임행위, 방송의 공정성 위반, 회사에 대한 해사행위 등이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해임안 제출이 충분한 상황 파악과 보고, 청취 이전에 예단을 가지고 제출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있었던 MBC 감사보고에서는 김재철 사장 법인 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집중 질의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 임진택 감사는 김재철 사장의 입장에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미혁 야당추천 이사는 "지난번 감사 결과 나왔던 그대로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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