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사찰 의혹을 두고 MBC 노사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3일 MBC 노조가 제기한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사측은 외부 해킹 차단과 내부 자료 보안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MBC 노조는 "해킹방지가 목표라면 프로그램 본래 기능만 사용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이 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측이 '트로이 컷'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 이용자들의 이메일, 메신저 등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스

MBC 노조가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한 사찰의혹에 대해 MBC 사측은 "시스템 목적은 회사 정보와 전산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내부 통제나 사찰이 목적이었다면 검색 기능 등이 추가된 더 강력한 통제 기능을 가진 시스템 도입을 검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은 "실제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내부 통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 언론사도 이런 시스템을 운영 중이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측은 "이번 시스템 도입은 노조파업과 무관하다"면서 "관리되는 자료가 열람되거나 다른 목적에 사용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Inciter'라는 설치 프로그램이 화면에 팝업으로 뜨게 되며 설치에 동의하면 프로그램이 설치된다"며 "동의 절차를 거쳐 프로그램이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MBC 노조는 보도 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MBC 노조는 "해킹 방지가 목표라면 프로그램 본래 기능만 사용해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MBC 노조는 "다른 기업에 설치된 검색 기능의 경우 키워드가 포함된 자료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 자료만 걸러내는 것"이라며 "'트로이 컷 프로그램'은 무차별적으로 모든 자료를 회사 서버에 보관한다"고 반박했다.

또 MBC 노조는 "이 프로그램은 회사가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유출자를 찾지 못해 설치한 것"이라며 "파업과 직접 관련은 없겠지만, 법인카드 자료 유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설치 전에 'Inciter'라는 팝업창이 뜬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MBC 노조는 "지금까지 이런 팝업창을 본 적이 없다"면서 "이 팝업창을 은폐해놓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트로이 컷 프로그램은 USB 등 외부기기를 통한 복사, 이메일, 메신저 대화내용, 인터넷 사용 기록 등을 모두 전송해 회사 서버에 보관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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