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의 최시중 방통위원장 탄핵소추가 무산될 전망이다. 당초 통합민주당 소속 문광위원들의 단독 요구로 16일 오전10시 열릴 예상이었던 국회 문광위가 개최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시중 방통위원장 탄핵소추 관련 안건 상정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문광위 전체회의에는 '방송통신위원회 현안논의의 건'이 상정되어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탄핵소추 촉구 결의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3일 문광위 회의에서 △방통위설치법 제정당시 여야간 합의를 어기고 야당추천이 아닌 청와대 추천의 부위원장을 호선한 것과 △방통위설치법의 회의공개 원칙을 무시하고 회의록 비공개 운영규칙을 제정한 것 등을 놓고 강력한 비판과 함께 탄핵 소추가 제기된 바 있다.

▲ 16일 오전10시경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회의장 모습. 민주당 의원들은 조배숙위원장실에서 논의끝에 회의 연기를 결정했다 ⓒ정영은
이에 오늘(16일) 오전 10시를 넘겨 모인 정청래 의원, 강혜숙 의원, 김형주 의원, 손봉숙 의원, 유선호 의원, 윤원호 의원, 이광철 의원 등 7명의 민주당소속 의원들은 조배숙 문광위원장과의 논의끝에 회의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따라 오는 29일까지인 17대 국회 임기안에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탄핵소추가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 문광위 개최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인데다가 민주당 내부 조차 탄핵소추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청래 국회 문광위 통합민주당 간사는 16일 오전 문광위 소회의실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당안팎에서 부위원장 호선에서의 합의정신 파기의 위법 여부가 탄핵사유로 부족하다는 이견이 있었다"고 회의 개최 무산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은 "한나라당의 불출석 입장 고수 상황에서 민주당의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탄핵소추' 단독 처리에 대한 당내의 부담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됐던 방통위 회의록의 비공개운영의 경우 어제(15일)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국회 조배숙 문광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회의록 공개로 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정청래 의원과의 일문일답.

- 오늘(16일) 예정된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탄핵소추 결의는 무산되는 것인지.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다. 법안심사소위 속기록에 부위원장 호선에서 여야간 견제와 균형에 대한 합의가 적혀있는 것을 무시한 방통위의 부위원장 선임을 놓고 딱 떨어지는 법 위반은 아니라는 견해다.

반면 강경파 의원들의 경우, 부위원장 호선과 별도로 최근 일련의 'KBS 정연주 사장 퇴진 압력' 등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정치적 행보 만으로도 탄핵소추가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내 조차 의견을 모으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늘 문광위를 열어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 문광위와 별도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어떤 입장인가.

국민들 여론을 의식해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17대 국회 임기말을 앞두고 무리하게 한나라당 없이 민주당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 지난 13일 회의에서 논란이 됐던 방통위 회의록 비공개 운영 등은 해결된 것인가.

어제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국회 조배숙 문광위원장을 찾아와서 회의록 공개하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갔다. 방통위가 운영규칙의 해당 조항을 개정해서 조만간 국회에 가져올 것이다.

- 신태섭 KBS 이사의 퇴진 압력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커질 것 같은데, 문광위 차원의 대응 계획은.

결의안 추진과 별도로 이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하지만.. 문광위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끼리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 이상의 대응은 국회 문광위가 열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렵지 않겠나.

- 오는 23일 17대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되어 있는데, 17대 임기안에 탄핵소추 재논의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 문광위 회의를 열게되면 23일 오전이 가능할 것이다. 당장 개최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 의원들은 나에게 17대 임기 마지막까지 국회 합의정신을 무시한 방통위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과 협의를 계속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힘들겠지만 방통위 부위원장의 교체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끈질기게 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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