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쇠고기 협상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촛불문화제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MBC <뉴스데스크>가 15일 "문제있는 수입 축산물을 잡아내야 하는 검역 당국이 오히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자들에게 (미 쇠고기의) 안전 광고를 싣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고발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SBS <8뉴스>도 정부가 2006년과 2007년에 작성한 '미 도축장 점검 보고서'를 단독 보도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줬다.

MBC "검역당국이 미 쇠고기 안전 광고 싣도록 압력"

▲ 5월 15일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는 10번째 꼭지 '"광고하라" 압력?'에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어제(14일)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주요업체 사장 30여 명을 불러 모았고 직접 이들에게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홍보에 적극 나설 것을 요청했다"며 "문제 있는 수입 축산물을 잡아내는 곳인 수의과학검역원이 미국 쇠고기 수입업자들에게 미국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광고를 하도록 사실상 압력을 넣은 것"이라고 고발했다.

<뉴스데스크>는 "이에 수입업자들은 돈을 모아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호의적이라는 평을 받은 네 개 신문에 광고를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이들이 낼 광고는 성명서 형식으로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며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수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라고 자세하게 전했다.

<뉴스데스크>는 보도 말미에서 "왜 검역당국마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을 홍보하고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BS, 2006·2007년 정부 작성한 '미 도축장 점검 보고서' 공개

▲ 5월 15일 SBS <8뉴스>
SBS <8뉴스>는 4번째 꼭지 '"심히 우려할 수준"'에서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내부 보고서를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2006년과 2007년에 작성된 정부의 미국 도축장 점검 결과 보고서를 직접 보여줬다.

<8뉴스>는 "2006년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8명으로 구성된 정부 실사단이 미국내 37개 한국 수출용 작업장을 점검한 결과 전체 작업장의 절반이 넘는 21개 작업장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캐나다에서 수입돼 도축된 소를 별도의 표시도 없이 미국산과 혼합해 보관했고, 절단용 톱도 30개월 이상과 미만용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8뉴스>는 또 "2007년 정부의 현지 조사 결과, 전체 269개 업체 가운데 60%가 넘는 161개 업체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며 "한 사료 제조 시설은 동물성 사료의 원료에서 특정위험물질(SRM)도 걸러내지 않았고, 지난 2006년 8월 이후에는 광우병 검사도 시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8뉴스>는 이어 "2006년과 2007년 정부는 각각 이 보고서를 통해 '미 도축장의 위반사항은 심히 우려할 만하다' '미국과 새 수입위생조건 협의시 위반사항을 협상카드로도 사용해야 한다'고 평가했음에도 10개월이 지난 후에는 입장을 180도 바꿨다"고 꼬집었다.

전주지역 '경찰의 학생조사'…KBS와 MBC만 다뤄

지난 6일 전주 덕진경찰서가 촛불집회 신고를 낸 고교생을 학교로 직접 찾아가 조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해당 학생에게 거짓 증언까지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알려진 이 사건에 대해 전교조 전북지부는 "학습권 침해이자 인권 침해"라며 해당 학교에 대한 도교육청 감사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전북지역 시민단체들도 잇달아 학교와 경찰측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현재 덕진경찰서 홈페이지에는 경찰을 비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 5월 15일 KBS<뉴스9>과 MBC <뉴스데스크>
"10대의 집회·결사 자유를 무시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판 등을 받고 있는 이 사건에 대해 KBS <뉴스9>과 MBC <뉴스데스크>는 각각 ''수업중' 조사 물의'와 '수업중에 조사' 등으로 보도했으나 SBS <8뉴스>는 이를 다루지 않았다.

KBS <뉴스9>은 13번째 꼭지 ''수업중' 조사 물의'에서 이에 대해 "경찰이 촛불집회를 신고한 고등학생을 수업중에 불러낸 뒤 조사해 물의를 빚고 있다"며 "시민단체들도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나 있었던 공안 수사라고 비판하는 등 도대체 어느 시절 경찰인지 묻는 사람이 많다"고 꼬집었다.

MBC <뉴스데스크>도 14번째 꼭지 '수업중에 조사'에서 "경찰은 단순한 정보 수집을 위해서였다고 해명하는 등 파문축소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경찰이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한데 대해 거센 항의 여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벌어진 것이어서 파문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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